"조금만 더!"… 저혈당으로 쓰러진 환자 '이것' 먹여 살린 경찰들

최다인 기자 2024. 1. 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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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저혈당으로 쓰러져 위급한 환자를 살린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유성경찰서에 따르면 진잠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이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2시 56분쯤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 주민이 '술에 취한 사람이 남의 집 앞에서 계란을 깨트린다'는 112신고 접수를 받고 현장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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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0일 대전유성경찰서 진잠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이 저혈당으로 쓰러진 A(70대) 씨에게 설탕물을 먹이고 있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경찰관이 저혈당으로 쓰러져 위급한 환자를 살린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유성경찰서에 따르면 진잠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이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2시 56분쯤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 주민이 '술에 취한 사람이 남의 집 앞에서 계란을 깨트린다'는 112신고 접수를 받고 현장 출동했다.

도착한 현장에서 아파트 9층의 외벽을 잡고 위험하게 서 있는 70대 노인 A 씨를 발견했다. 당시 A 씨는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다.

이후 다가가 인적사항을 파악해 노인의 주거지인 12층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했고, 12층에서 내리려던 순간 A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다 A 씨를 찾기 위해 단지 내를 돌아다니던 보호자 B 씨가 다가와 저혈당 환자라는 사실을 알렸으며, 집 안으로 들어가 즉시 응급조치했다.

경찰관은 사탕 대신 설탕물을 A 씨에게 수차례 먹였다. 의식이 없을 때 사탕을 먹일 경우 기도가 막힐 수 있다는 보호자의 말을 들어서다.

A 씨의 뒷목을 잡고 조금씩 설탕물을 먹이던 경찰관은 "뱉지 말고 삼키세요"라는 말을 거듭 내뱉었다. 또 입 밖으로 흘러내리는 설탕물을 손으로 직접 닦으며 살피기도 했다.

A 씨에게 설탕물을 약 10여 분간 먹이자 눈을 떴지만, 경찰관은 "조금만 더, 살아야지"라며 설탕물을 계속 먹였고,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유성경찰서 진잠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의 응급처치로 A 씨는 의식이 일부 돌아온 상태에서 119구급차로 후송됐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이 같은 노력 덕에 A 씨는 의식이 일부 있는 상태에서 119 구급차로 후송됐다. 이 과정에서 혈관 포도당 주입 등 처치가 더해지면서 의식이 회복된 채로 병원 진료를 받지 않고 귀가할 수 있었다.

현장에 출동했던 119대원은 "환자가 추운 날씨에 약 1시간 노출돼 있었기에 혈관이 수축돼 혈관 포도당 주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경찰관들이 신속하게 설탕물을 먹여 의식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자신의 부모가 겪을 수도 있다는 마음에 더욱 신중을 기했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은 "설탕물을 먹이면서도 안타깝고 걱정되는 마음이 컸다"며 "앞으로도 지역민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보호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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