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암흑기 끝내고 떠났다' 4년 동행 마친 뷰캐넌 "절대 잊지 못할 우리 팬, 내 몸에는 항상 푸른피 흐른다"

김동윤 기자 2024. 1. 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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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데이비드 뷰캐넌(가운데). /사진=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왼쪽). /사진=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이 5일(한국시간) 아내 애슐리의 SNS를 통해 삼성 팬들에게 직접 작별인사를 남기고 있다. /사진=애슐리 뷰캐넌 SNS 갈무리
삼성 라이온즈의 암흑기를 끝낸 파란 눈의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35)이 직접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뷰캐넌은 5일 아내 애슐리의 SNS 계정을 통해 "우리 가족이 삼성과 다음 시즌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삼성 팬들은 우리 가족에게 정말 큰 의미였기에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는 말로 시작하는 영상을 올렸다.

앞선 4일 삼성은 우완 투수 데니 레이예스(28)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데이비드 맥키넌, 코너 시볼드를 영입한 삼성은 레이예스까지 영입하면서 2024시즌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채웠다.

자연스레 재계약을 논의 중이던 뷰캐넌과 이별하게 됐다. 야구계에 따르면 뷰캐넌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팀의 오퍼를 받았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30경기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뷰캐넌과 재계약을 원했다. 삼성의 2024년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액은 440만 달러였고, 앞서 맥키넌과 시볼드에게 각각 100만 달러씩 준 삼성에게 남은 금액은 240만 달러였다. 하지만 뷰캐넌이 다년 계약을 원하면서 서로의 조건이 맞지 않았고 결국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2020년 총액 85만 달러에 삼성으로 합류한 뷰캐넌은 4년 내내 흔들리지 않는 에이스였다. 첫해 15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매년 두 자릿수 승리와 160이닝 이상을 책임지면서 투수진을 이끌었다. 매년 뛰어난 활약을 거듭한 결과 연봉은 160만 달러까지 치솟았고, 마지막 해가 된 2023년에는 개인 최다 이닝(188)과 최저 평균자책점(2.54)을 경신하면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통산 성적은 113경기 54승 28패 평균자책점 3.02, 699⅔이닝 539탈삼진.

데이비드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1998년 외국인 선수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뷰캐넌만큼 삼성에서 오래 뛴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삼성 외국인 투수 단일 시즌 최다승(2021년 16승), 첫 2년 연속 15승(2020~2021년) 등 프랜차이즈 기록을 여럿 세우면서 쉽게 잊히지 않을 듯했던 왕조 시절 외국인 에이스 릭 벤덴헐크(39)를 넘어섰다.

삼성의 암흑기를 끊어낸 에이스로서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뷰캐넌이 왔을 당시 삼성은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는 하위권 팀(2019년 8위)이었다. 하지만 2년 차인 2021년에 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 177이닝 162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삼성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선수 본인의 삼성과 한국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2021년 KBO 다승왕을 수상했을 때에는 자신이 삼성 소속임을 알리는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입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는 걸그룹 뉴진스의 노래에 춤을 추는가 하면 파일럿 복장을 입고 나와 의장대 시범을 그라운드에서 지켜보는 적극적인 팬서비스로 눈길을 끌었다. 우익수로 출전해 호수비와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는 등 타자로서 재능을 뽐낸 것은 덤. 그의 가족들도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들 브래들리와 딸 릴리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을 때마다 팬들의 환호를 받았고, 이따금 응원단상에서 한국말을 하는 모습은 화제가 됐다.

뷰캐넌은 "대구에 발을 내디딘 첫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팬들이 주신 사랑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떠나기로 한 결정은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고, 단 하나 말하고 싶은 건 나와 우리 가족이 삼성 팬들을 정말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신 사랑과 추억에 감사함을 다 표현하기에는 이 영상이 너무 짧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내 마음 속에서 절대 여러분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내 몸에는 항상 푸른 피가 흐를 것이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영상을 마쳤다.

동료들에게도 4년간 함께한 뷰캐넌은 각별했다. 원태인(24)은 개인 SNS에 "항상 나는 그(뷰캐넌)의 뒤를 따라가기 바빴다. 지난 4년간 나에게 너무 많은 걸 알려주고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였다. 떠나는 게 너무나도 아쉽지만, 어디서든 우린 서로를 응원하고 존경하기에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해서 다시 만났을 때는 나에게 기대한 모습 그 이상을 보이는 선수가 돼 있을게요"라는 인사를 남겼다.

그와 함께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강민호(39) 역시 SNS를 통해 "넌 나에게 있어 최고의 투수였다.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내 친구!"라며 찬사와 함께 뷰캐넌을 떠나 보냈다.

데이비드 뷰캐넌의 가족이 삼성팬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과 그의 아들 브래들리. /사진=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오른쪽)이 한 삼성 어린이팬에게 사인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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