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에 연평도·백령도 주민 대피… “대피령 늦었다” 지적도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연평도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5일 합동참모본부와 인천시 옹진군 등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2시간 동안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이 넘는 해안포 사격을 했다.
이에 연평도면사무소는 이날 오후 12시2분과 12시30분 2차례 연평도에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연평면사무소는 군부대 측 요청을 받고 대피 방송을 내보낸 뒤 주민들의 대피를 유도했다.
백령면사무소도 군부대 요청에 따라 “대피소로 이동해달라”는 내용의 대피 방송을 내보냈다. 비슷한 시각 서해5도 주민들에게는 “방송을 들으시는 대로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도 발송됐다.
인천시는 오후 1시 21분 “[실제상황] 완충구역 북 해안포 사격으로 우리 군은 오늘 오후에 해상 사격(을 할) 예정입니다. 서해5도 주민께서는 만일의 사태에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재차 보냈다.
이날 오후 1시 인천에서 출발해 연평도로 향할 예정이었던 여객선도 통제됐다. 해경도 군 당국으로부터 상황을 전파받고 이날 오전 서해5도에서 출항한 어선 6척을 오후 2시까지 항구로 다시 돌아오도록 조치했다.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연평도에서는 주민 2100여명 중 495명이 대피소 8곳으로 나눠 대피했다. 백령도에서도 주민 4800여명 가운데 269명이 대피소 29곳으로 각각 대피했고, 대청도에서는 36명이 대피했다. 대피령은 3시간 30분 만인 오후 3시46분 해제됐다.
이날 북한의 도발로 연평도와 백령도 주민들은 평일 대낮에 황급히 대피소로 몸을 피해야 했다. 일각에서는 대피 방송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민 A씨는 “북한이 포 사격을 시작하고 한참 뒤에 대피 안내 방송이 나왔다”며 “왜 빨리 대피 방송을 안 했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또다른 주민도 “무슨 일인지 정확히 몰라 일부 주민들은 초조해했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이날 오전 9시쯤부터 2시간 동안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한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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