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2023년 사상 최대 기금운용 수익률로 적립액 1000조 돌파한 듯 [오늘의 정책 이슈]

국민연금이 기금적립액 1000조원 시대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지난 한 해 12%가 넘는 기금운용 수익률로 100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결과이다. 국민연금은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일본 공적연금(GPIF)에 이은 세계 3대 연기금이다. 

사진=연합뉴스

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국민연금기금 금융부문의 올해 수익률은 6.76%(잠정)이다. 해외 주식과 채권 투자에서 각각 13.51%, 6.91%, 대체투자에서 8.18%의 운용 수익률을 기록했고 국내주식에서도 5.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기준 수익률보다는 다소 하락한 것이다. 당시 국내외 주식시장 반등과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금융부문 전체 수익률은 10.28%를 기록한 바 있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11∼12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확산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기금 운용 수익률이 8월 때보다 상회했다”며 “대체투자자산 수익률 등 정확한 지난 한 해 기금운용 수익률은 오는 3월 최종집계를 해봐야겠지만 12.0% 이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기금이 12% 이상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한다면 이는 역대 최고 수익률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평균 수익률은 3.28%였고 국민연금제도가 실시된 1988년부터 2022년까지 35년간 연금기금 평균 수익률은 5.11%였다.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두 자릿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한 적은 2009년(10.39%), 2010년(10.37%), 2019년(11.31%), 2021년(10.77%)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로 한 번도 11.5% 이상을 넘은 적이 없다.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12%를 넘는다면 수익금은 100조원 이상, 적립금은 1000조원을 돌파할 게 확실시된다. 지난해 8월 말 수익률 10.6%를 기록했을 때의 수익금은 106조9000억원 정도였다. 2022년까지 기금 적립금은 890조5000억원이었다.

하지만 국민연금 적립액이 앞으로 1000조원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및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이 43.2%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 향상과 기금수익률 제고, 끊임 없는 경영혁신,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제시하며 “‘국민 곁에서 든든한 희망이 되는 국민연금’, ‘나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국민연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