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윈저글로벌 인수 주체는 현 대표 미성년자 아들이 설립한 회사... 운용사는 500억 투자 [정정 및 반론 보도 포함]
지난해 10월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진 ‘PT W’가 윈저글로벌을 인수해 IB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런데 M&A 과정에서 석연찮은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PT W는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세운 회사가 아니었다. PT W는 윈저글로벌의 전문 경영인인 남경희 대표의 미성년자 아들이 대표이사로,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한 회사였다는 것이 조선비즈 취재 결과 확인됐다. 법인 설립 불과 열흘 뒤 파인트리가 이 회사에 500억원을 전환사채(CB) 형태로 투자하고 동시에 윈저글로벌을 인수한 것이다. 매각자 측 관계자인 남 대표가 실은 배후에 숨어 있던 인수 주체였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5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PT W 주식회사는 남 대표의 차남인 2004년생 이모씨가 2023년 10월 17일 설립한 일반 상법상 회사다. 이씨는 작년 기준으로 19세 미성년자였다.
PT W는 설립된 지 불과 열흘 뒤인 10월 27일 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고, 이를 파인트리가 전량 사들였다. 약 500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킨 셈이다.
CB의 전환 청구는 발행 다음 날인 10월 28일부터 가능했으나 아직 보통주로의 전환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금리와 풋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 등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PT W는 디아지오아틀란틱 B.V.(Diageo Atlantic B.V.)가 보유한 윈저글로벌 지분 전량을 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는 파인트리가 PT W에 CB 형태로 투자한 날과 같은 날 이뤄졌으며, 3일 뒤인 10월 30일 남 대표 차남은 PT W 사내이사직을 사임했다. 현재는 파인트리 직원이었던 김모씨가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파인트리는 지난 2009년 설립된 자본금 30억원의 자산운용사다. 그동안은 부동산과 부실 채권에 주로 투자해 왔으며 운용 자산은 조 단위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파인트리가 윈저글로벌의 새 주인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업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많이 나온 바 있다.
더욱이 이번 딜은 매우 이례적인 구조로 이뤄져 있다. 먼저, M&A는 일반적으로 일반 기업이나 사모펀드(PEF)가 돈을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SPC가 차주(돈을 빌려 쓴 자)로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윈저글로벌 인수 건에서 주체로 나선 PT W는 SPC가 아닌 상법상 회사(상행위나 그 밖의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으로, 주식회사·유한회사·유한책임회사·합명회사·합자회사로 나뉨)다. 여기에 파인트리의 돈 500억원을 포함한 약 2000억원이 출자돼 윈저글로벌을 사들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CB 투자는 중순위 투자로 후순위에 에쿼티(지분) 투자가 깔려 있어야 한다. 후순위는 주식 투자로, 상황에 따라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PT W의 경우 후순위 자본금이 1000만원밖에 없기 때문에 CB가 보통주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에쿼티 1000만원에 500억원 이상의 부채(CB)로 윈저글로벌을 인수한 초고도 레버리지 거래가 된다. 따라서 파인트리의 CB 투자를 실질적인 후순위 투자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즉, 사채권의 원금을 보장하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만약 500억원이 파인트리가 GP로 있는 PEF에서 나온 출자금이라면, 파인트리는 해당 PEF의 출자자(LP)들에게 이번 CB 투자가 실질적인 후순위 투자라는 점을 고지했어야 한다. 단순히 CB 형태로 중순위 투자를 했다고 고지했다면, 이는 선관주의 의무를 저버린 셈이 된다.
이와 관련, 남 대표 측에 이 같은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한편 남 대표는 디아지오코리아에서 재무이사로 일하다 2022년 7월 윈저글로벌이 분사해 나오면서부터 지금까지 윈저글로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IB 업계에 따르면 남 대표의 남편이 작년부터 직접 돈을 모으고 다니며 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대표의 남편은 한국금융연구원에 재직 중인 이모씨다. 이씨는 원매자로 나섰던 하이트진로 측에도 접촉해 손을 잡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 측은 남 대표와의 ‘동행’을 탐탁지 않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 언론사는 지난 1월 5일자 증권면에 <[단독]윈저글로벌 인수 주체는 현 대표 미성년자 아들이 설립한 회사...운용사는 500억 투자>라는 제목으로 윈저글로벌의 현 대표 미성년자 아들이 설립한 회사가 윈저글로벌을 인수했고, 매각자 측 관계자인 현 대표가 숨어 있던 인수 주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IB 업계에 따르면 남 대표의 남편이 작년부터 직접 돈을 모으고 다니며 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대표의 남편은 한국금융연구원에 재직 중인 이모씨다. 이씨는 원매자로 나셨던 하이트진로 측에도 접촉해 손을 잡자고 제안한 바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남 대표의 차남은 2004년 6월생으로 PTW 회사 설립 당시 만 19세로 성인이고, 작년 10월 27일 회사 설립 직후인 10월 30일에 사내이사직을 사임했으며, 남 대표의 남편 이씨가 하이트진로 측에 접촉해 손을 잡자고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남 대표 측은 “이씨가 작년부터 직접 돈을 모으고 딜을 주도한 사실이 없고, 미성년자 아들이 PTW를 설립해 윈저글로벌을 인수한 것도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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