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어요] “스벅에서 댕댕이와 라테 한 잔”… 국내 첫 반려동물 동반 매장 가보니

김가연 기자 2024. 1. 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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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첫 반려동물 동반 매장 열어
개장 첫 날부터 반려인들로 ‘북적’
반려동물은 25kg 이하 강아지·고양이로 한정
“부스석·배변봉투 있어 편리”... “퍼푸치노 없어 아쉬워”

“오픈 첫날이라 사람이 몰릴 것 같아 눈뜨자마자 달려왔다. 우리 ‘보리’가 스타벅스 반려동물 동반 매장에 온 첫 강아지가 됐다.”

5일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을 찾은 박채은(30)씨가 포토존에서 반려견 '보리'의 사진을 찍고 있다./김가연 기자

5일 오전 7시 경기 구리시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은 매장 개장과 동시에 반려인들이 강아지를 안고 하나둘 입장했다. 이곳은 국내 스타벅스에서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첫 매장이다.

박채은(30)씨는 5개월 된 푸들 보리와 함께 이른 아침부터 매장을 방문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는 “집 근처에 스타벅스 반려동물 동반 매장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문 열리는 시간에 맞춰 왔다”며 “여기서 다른 강아지들을 만나 사회화 훈련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은 지상 1·2층, 142석으로 구성된 매장으로 2층 한편에 반려동물 동반 소비자를 위한 50평 규모(약 165.3㎡) ‘펫존’이 별도로 조성돼 있다. 식약처 가이드에 따라 반려동물은 강아지·고양이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고, 음료 제조가 이뤄지는 1층은 반려동물 동반이 제한된다. 반려동물 동반 고객은 1층 외부 전용 출입구를 통해 2층 펫 존을 이용할 수 있다.

5일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을 찾은 임수윤(37)씨는 '반려견' 연탄이를 '웨이팅 룸'에 넣어두고 1층에 음료를 받으러 갔다./김가연 기자

◇'부스석’은 2시간 이용 제한… 음료 수령할 땐 ‘웨이팅 룸’으로

펫 존에 들어서자 ‘웨이팅 룸’이 눈에 띄었다. 웨이팅 룸은 반려동물 동반 고객이 1층에 음료를 받으러 가거나 화장실에 갈 때 반려동물을 넣어둘 수 있는 공간이다. 소형견 6칸, 중형견 6칸이 마련돼 있다.

경기 남양주에서 온 임수윤(37)씨는 강아지와 단둘이 방문했는데 웨이팅 룸이 있어 불안감을 덜었다고 했다. 그는 “연탄(5살)이를 웨이팅 룸에 넣어놓고 음료를 가지러 갈 수 있어 한결 마음이 놓였다”며 “음료를 받을 때 강아지를 리드에 묶어놓게 하는 카페들이 많은데 밖에 두는 것이다 보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7개의 ‘부스석’은 인기가 많아 빠르게 자리가 찼다. 부스석은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외부와 분리된 공간이다.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부스석 앞에 스톱워치가 설치돼 있어 2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다.

호빵이(비숑·1살)와 함께 매장을 찾은 김소윤(21)씨는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도 호빵이와 함께 다녀왔는데 지금처럼 같이 매장에 들어갈 수 없어 아쉬웠다”면서 “집 앞에 이런 매장이 생겨 앞으로 단골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씨와 함께 방문한 조영채(21), 조은채(21)씨는 “방학인데 친구네 강아지랑 여기 오려고 7시에 일어났다”며 “호빵이가 낯을 가리는 것 같은데 하나의 방처럼 공간이 분리돼 있어 좋다”고 말했다.

5일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에 방문한 김소윤(21), 조영채(21), 조은채(21)씨는 호빵이와 부스석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김가연 기자

◇대형견·맹견 입장 불가… 스벅, 반려동물 간식 판매 검토 중

매장에 들렀던 대형견은 곧바로 나가기도 했다.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견종이나 무게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25㎏ 이하 소형·중형견만 출입이 가능하고 동물보호법에 따라 맹견 5종(도사견·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테리어·로트와일러)은 출입이 제한된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용 물그릇, 배변 패드·봉투 등이 구비돼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퍼푸치노(반려동물용 커피)가 없어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모(33)씨는 “배변패드, 물티슈 등이 있어 너무 편하고 좋다”면서 “오늘 새로 나온 ‘크림 패밀리 가방 세트’도 구매했는데 코코(2살)가 등에 배변 봉투 가방을 메고 다니니 귀엽다”고 웃으며 말했다.

50대 김모씨는 “진정한 반려인이라면 강아지와 함께 즐기길 원하는데 퍼푸치노가 없어 정말 아쉽다”면서 “랜스(1살)는 반려동물 의자에 앉으면 퍼푸치노를 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안 주니까 계속 시무룩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퍼푸치노 등 반려동물용 음식을 카페에서 제조하기 위해서는 사료제조업 관련 별도 허가가 필요해 판매가 어렵다”면서도 “완제품을 구매해 판매하는 것은 검토 중”이라고 했다.

◇4가구 중 1가구 반려동물 양육… 현대百, 유아옷 매장 옆 반려동물옷 매장

최근 반려동물 시장이 커짐에 따라 유통업계는 반려동물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2012년 364만 가구(17.9%)에서 2022년 602만 가구(25.4%)로 증가했다.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인 셈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유아동 매장과 같은 층에 반려동물 옷 매장 ‘루이독’이 입점해 있다. 또 지난달 제너시스BBQ는 서울 강남구에 330.5㎡(100평) 규모의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 ‘피터펫 논현점’을 열었다.

KB금융그룹이 발행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 81.6%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월평균 총양육비는 15만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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