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890억원, 즉시 지원해라”

매각 자금 1549억원 태영건설에 전액 지원 압박
태영 “연대보증채무 상환으로 태영건설 지원한 셈”
산은 “TY홀딩스 채무 변제를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5일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태영그룹 측이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한 1549억원 중 이미 지원한 659억원 외의 890억원을 즉시 태영건설에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채권단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모두 태영건설 측에 지원됐다는 태영그룹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한 1549억원 중 이미 지원한 659억원 외의 890억원도 즉시 태영건설에 투입할 것을 태영그룹에 촉구했다.

5일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산은)은 '태영그룹 보도자료에 관한 채권자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모두 태영건설에 지원 완료했다는 주장은 워크아웃의 취지와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태영건설 정상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부족자금 조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태영그룹은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계열사 에코비트·블루원의 매각을 추진하고, 이미 매각한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내용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중 일부인 659억원만 태영건설에 투입됐다며 태영그룹이 당초 약속 사항을 어겼다는 입장이다. 

이에 태영그룹 측은 "매각대금 중 890억원은 태영건설 지주사인 TY홀딩스와 태영건설이 같이 부담하는 연대 채무를 갚는 데 쓰였다"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은 모두 태영건설 측에 지원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 TY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이라는 게 태영 측 설명이다.

하지만 산은은 이날 입장문에서 태영 측의 이러한 주장이 사실 왜곡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산은은 "태영그룹의 주장은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TY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TY홀딩스가 당초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한 자금으로 연대보증 채무를 상환해 TY홀딩스의 위험을 줄이는 것은 TY홀딩스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 태영건설의 채권자를 포함해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산은에 따르면, 산은은 당초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세금 등을 제외한 262억원 전액을 태영건설에 지원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태영그룹은 윤세영 창업회장의 딸인 윤재연씨는 경영책임이 없어 지분 매각 대금(513억원)을 지원할 수 없다고 거부했고, 이에 따라 TY홀딩스(1133억원)와 윤석민 회장(416억원)의 매각 대금인 154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