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최종 경고’에도···친이란 후티 반군, 홍해서 또 무력 도발

선명수 기자 2024. 1. 5. 11: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 소속 해안경비대원들이 홍해 항구도시 호데이다 연안을 해상 순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12개 다국적 연합군의 ‘최종 경고’에도 친이란 무장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이 또 다시 홍해에서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4일(현지시간) 미 해군중부사령부는 이날 후티 반군이 홍해 항로에서 폭발물을 실은 무인수상정(해상 드론)을 띄워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예멘 후티 장악 지역에서 출발한 무인수상정은 미 해군 함정과 상선들이 모여 있는 항로로 접근한 뒤 폭발했으며, 이로 인한 인명 피해나 물적 피해는 없었다.

미 해군의 중동 작전 책임자인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브리핑에서 “무인수상정이 미 해군과 상선에서 불과 2마일 이내로 접근했으며, 우리 모두 폭발을 지켜봤다”면서 “공격 목표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후티 반군이 지난해 11월부터 홍해에서 민간 선박들을 향한 공격을 시작한 뒤 무인수상정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12개국 연합군이 후티에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강력 대응하겠다는 ‘최종 경고’를 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이뤄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뒤 그해 11월부터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향한 무력 도발을 이어왔다. 이들은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데 따른 보복으로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홍해를 오가는 모든 민간 선박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쿠퍼 사령관은 이제까지 후티가 홍해 남부와 아덴만을 지나는 민간 선박을 총 25차례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지난달 다국적 함대 연합을 꾸려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시작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지난달 31일에는 후티 반군과 미군이 직접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해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자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에서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는 등 국제 물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운영하는 운송 모니터링 플랫폼 포트워치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선박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감소했다.

우회로 이송에 따라 운송 비용이 급증,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머스크는 최근 아시아에서 북유럽으로 향하는 물류에 운송혼란가산금과 성수기 추가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의 약 3분의 1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해 왔는데, 선박들이 희망봉 쪽으로 우회하면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왕복 연료비는 약 1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 “홍해는 다르다” 후티 도발에 골치 아픈 미국…반군 10명 사살 후폭풍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1011400001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