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최종 경고’에도···친이란 후티 반군, 홍해서 또 무력 도발
미국을 비롯한 12개 다국적 연합군의 ‘최종 경고’에도 친이란 무장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이 또 다시 홍해에서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4일(현지시간) 미 해군중부사령부는 이날 후티 반군이 홍해 항로에서 폭발물을 실은 무인수상정(해상 드론)을 띄워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예멘 후티 장악 지역에서 출발한 무인수상정은 미 해군 함정과 상선들이 모여 있는 항로로 접근한 뒤 폭발했으며, 이로 인한 인명 피해나 물적 피해는 없었다.
미 해군의 중동 작전 책임자인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브리핑에서 “무인수상정이 미 해군과 상선에서 불과 2마일 이내로 접근했으며, 우리 모두 폭발을 지켜봤다”면서 “공격 목표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후티 반군이 지난해 11월부터 홍해에서 민간 선박들을 향한 공격을 시작한 뒤 무인수상정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12개국 연합군이 후티에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강력 대응하겠다는 ‘최종 경고’를 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이뤄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뒤 그해 11월부터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향한 무력 도발을 이어왔다. 이들은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데 따른 보복으로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홍해를 오가는 모든 민간 선박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쿠퍼 사령관은 이제까지 후티가 홍해 남부와 아덴만을 지나는 민간 선박을 총 25차례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지난달 다국적 함대 연합을 꾸려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시작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지난달 31일에는 후티 반군과 미군이 직접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해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자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에서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는 등 국제 물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운영하는 운송 모니터링 플랫폼 포트워치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선박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감소했다.
우회로 이송에 따라 운송 비용이 급증,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머스크는 최근 아시아에서 북유럽으로 향하는 물류에 운송혼란가산금과 성수기 추가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의 약 3분의 1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해 왔는데, 선박들이 희망봉 쪽으로 우회하면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왕복 연료비는 약 1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1011400001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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