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점심시간에 바닷가 산책… 우리 회사 끝내주죠?"
[편집자주]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워케이션이란 일과 휴가의 합성어로 평소 일하던 사무실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업무를 보는 것을 뜻한다. 언뜻 보면 일과 휴가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것 아닌가 싶지만 막상 워케이션을 경험한 이들은 재택근무, 디지털 노마드와는 다른 차별점이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워케이션은 최근 기업 사이에서 새로운 근무제도, 복지 정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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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은 국내에선 생소한 근무제도이기 때문에 실행하는 기업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워케이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MZ세대 직원이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워케이션을 새로운 근무제도, 복지정책으로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워케이션은 크게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과 기업이 여행사와 연계해 진행하는 것으로 나뉜다.
먼저 기업에서 워케이션을 진행하는 방식은 회사가 참가자를 모집해 인원을 확정하면 여행사가 지자체 또는 숙박업체와 협업해 숙소와 사무실을 제공한다. 한 장소에서만 워케이션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참가자가 많을 때는 여러 지역으로 장소를 나누기도 한다. 또 단순히 숙소, 사무실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요청에 따라 커피·서핑 클래스 등 여러 클래스를 기획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지자체에서 워케이션을 진행할 때는 기업과 동행하지는 않는다. 프리랜서나 개인적으로 오는 이들이 대부분 지자체를 통해 워케이션에 참가한다. 지자체는 숙소와 공유 오피스를 제공하거나 관광문화 체험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워케이션을 진행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워케이션을 진행한 지역은 크게 강원(강릉·동해·속초 등), 제주, 부산(아스티 부산호텔), 경북(의성·경주·포항·문경), 충남(보령·부여·태안·예산)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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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 B2B 스타트업 스트리밍하우스 신동훈 대표는 "모두가 워케이션을 할 순 없다"며 "고객사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도 재작년부터 워케이션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직처럼 워케이션을 할 수 없는 팀을 위한 복지는 따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현재 우리와 워케이션을 계약한 고객사는 IT계열 외에도 많다"며 "공기업, 일반 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기 때문에 워케이션도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기업 입장에서는 워케이션 이후 업무 성과가 오르거나 애사심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며 "처음에는 워케이션에 반신반의하던 기업들도 한번 경험한 이후에는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한 기업을 예로 들었다. 평소 관계가 안 좋았던 개발팀과 영업팀이 우연히 같은 장소로 워케이션을 떠난 뒤 회사에서 못 나눈 대화를 나누고 협동 프로그램을 하면서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영업팀과 개발팀은 워케이션을 다녀온 해에 업무 성과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올려 해당 기업은 그 뒤로 꾸준히 워케이션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워케이션 근무제도에 대한 기업 선호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워케이션이 보편화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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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부는 올해부터 외국인이 국내에서 관광과 동시에 장기체류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워케이션) 비자'를 시범 운영한다. 국내를 넘어 해외 유입까지 가능해지자 지자체들이 더 적극적으로 워케이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지자체가 준비없이 워케이션을 시행하는 경우다. 워케이션 장소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편의시설, 식당, 병원 등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여부다. 특히 오피스 공간이 중요하다. 신 대표는 "일을 하러 간 것이기 때문에 평소 사용하는 사무실과 큰 차이가 없어야 한다"며 "그런데 지자체에서는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워케이션을 이용할 때 불편함이 느껴지면 아무래도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진다"며 지자체에서 여러 사항을 고려해 워케이션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지자체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워케이션을 유치하면 결국 불만족한 디지털 노마드족, 기업들이 발길을 끊을 수밖에 없다. 무조건 워케이션을 도입하고 보는 것이 아닌, 철저한 준비 후에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다.
김인영 기자 young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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