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헬기타고 서울행..."지방의료 ㅈ자도 꺼내지 마라" 의사 부글부글

한기호 2024. 1. 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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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일 정청래 "잘하는 병원" 발언, 지방의료 강화 이중잣대 논란에 부산시의사회 등 반발
부산시당위원장 서은숙 "明 쾌유 기원하고 야만적 정치테러 규탄커녕 본질 왜곡하는 정치공격"
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이재명 당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홍익표(오른쪽)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흉기에 피습 당한 뒤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마친 뒤, 헬기를 이용해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산 흉기 피습의 상해 수준, 부산대병원→서울대병원 헬기 이송 특혜 의혹, 의료진 브리핑 지연 등 논란을 두고 민주당이 "너무나 터무니없는 정치적 공격"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의 지방 공공의대·지역의사제 기조와의 모순 , 전원(轉院) 경위 문제제기가 잇따른 의료계 일각을 향한 불만도 나왔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쾌유하기도 전에 이 대표 정치 테러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려는 정치적 시도가 목격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후송된 이 대표가 119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가 수술받은 배경 논란부터 겨눴다.

'수술이 어려워 먼저 전원 요청을 받은 것'이란 취지의 전날(4일) 서울대병원 집도의의 주장에 부산대병원 측이 민주당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고 반박해 진실공방 양상이 돼 있다. 이 대표가 습격당한 지난 2일 정청래 최고위원이 서울대병원행(行) 이유를 "잘하는 병원"으로 가기 위해서라고 밝힌 이후 며칠 째 논란은 확산 중이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환자를 응급 이송해 환자가 정신적으로 가장 의지하는 가족들이 있는 서울에서 수술하고 간호하는 게 가능하도록 부산대병원에 요청한 것"이라면서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고 야만적 정치 테러를 규탄하는 것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의료인이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부산광역시의사회는 전날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 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했어야 마땅하다"며 "이게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민주당 비판성명을 낸 바 있다.

이에 앞서서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지낸 여한솔 강원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이 지난 2일 "본인(이 대표)이 다치면 '서울대병원 가자'며 지방의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어쩐다는 말도 안 된다"며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119 이송체계에 대해 입장을 명백하게 정리하지 못한다면 지방의료의 '지'자도 꺼내지 마시라"고 비판했다.

부산시의사회는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 전달 체계를 짓밟아 버린 민주당을 규탄한다"고 비판 수위기를 높이기도 했다. 부산민심 이반을 우려한 듯 서 최고위원은 "부산시 소방본부도, 부산대 외상센터, 서울대병원 역시 잘했는데 누가 정치적 갈등을 인위적으로 만드는가. 그들이 바로 민주주의를 병들게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이 대표의 전원 과정에서 이는 각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의료진에 판단'에 따라 정상적인 절차로 했다"며 "야당 대표 업무 관련 연속성 부분이 있어 서울에서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지호 정무조정부실장은 SNS로 "부산대 의료진이 전원 의뢰서를 작성했다"고 거들었다.

한편 이 대표가 목을 찔린 상처를 두고 2일 부산대병원 이송 전후 경찰, 소방구조대 등을 출처로 '1cm 열상(찢어진 상처)', '1.5cm 열상'이란 보도가 이어졌는데 서울대병원 집도의인 민승기 서울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전날 '좌측 목 목빗근 1.4cm 자상, 속목정맥 앞부분 60% 손상'으로 인해 9mm 봉합 수술을 했다고 브리핑했다.

또 부산대병원이 전원을 먼저 요청했단 취지의 입장에, 이 대표를 직접 응급조치했던 부산대병원 외상외과 김재훈 교수는 "당시 이 대표의 서울 전원을 (장거리 이송 때문에)반대했다"고 4일 JTBC 등 다수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는 "부산대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술이었다"며 "우리는 서울 이송을 요청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김용남 국민의힘 전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음모론이 잇따르는 이유로 "칼에 찔리면 '자상'이 생기기 마련인데 '열상'이란 속보를 보고 저도 '왜 열상이지' 의문이 들었다"며 초기 발표·전달 잘못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응급환자인데 왜 이렇게 먼 서울 병원까지 이송됐느냐'를 밝혀봐야 한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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