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이효리가 직접 판 우물…'레드카펫'

추승현 기자 2024. 1. 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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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가 직접 시즌4 MC 제안
프로그램명·새 코너 아이디어도
"아직 성장에 대한 목마름 있어"
"소통하는 모습에서 위로받을 것"
[서울=뉴시스] 가수 이효리와 최승희 PD, 멜로망스 정동환, 김태준 PD가 5일 진행된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BS 제공) 2024.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조금 더 성장하고 배우고 싶어요. 젊은 친구들에게 음악적 경험을 배우고 싶습니다. 인맥도 키우고 싶어요."

이효리는 5일 진행된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레드카펫')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MC를 맡게 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더 시즌즈'는 30년간 명맥을 이어온 KBS 심야 뮤직 토크쇼의 연간 프로젝트다. 지난해 2~4월 가수 박재범을 MC로 한 '박재범의 드라이브'를 시작으로, 5~8월 밴드 잔나비 보컬 최정훈이 진행한 '최정훈의 밤의 공원', 9~12월 혼성 듀오 악뮤가 2MC로 나선 '악뮤의 오날오밤'이 이어졌다.

'레드카펫'은 이효리가 직접 제작진에게 MC 제안을 하면서 성사됐다. 김태준 PD는 "제작진 입장에서는 로또 맞은 기분이다. 우리 프로그램을 보고 후배들과 음악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제안해줬다"며 "변치 않는 트렌드세터이고 최근까지도 음악적 시도를 겁내지 않는 분이지 않나. '더 시즌즈' MC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효리에게는 '레드카펫' MC가 소통과 성장의 의미가 크다. 이효리는 "내가 제일 잘났고 그런 것보다 상대방을 배려해 주면서도 힘을 줄 수 있게 노력하고 싶다. 지켜봐 달라. 그렇게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희 PD는 "이효리씨는 충분히 성장했는데도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음악적 갈증이 있다.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싶다. 따뜻한 위로를 주겠다'는 니즈가 굉장히 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MC와도 논의하겠지만 할 수 있는 기부사업이 있으면 하려고 한다. 이효리가 MC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보를 많이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라는 것, 또 이전 시즌 MC들의 화제성 등이 부담감처럼 다가올 수 있다. 이효리는 "어린 시절부터 쭉 보던 심야 뮤직 토크쇼라 저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영광"이라며 "시즌제로 바뀌면서 젊은 친구들이 재밌게 잘 꾸려가고 있었는데 내가 투입되면서 예전 분위기와 젊은 MC들의 분위기를 섞어서 진행해 보면 좋겠다는 포부를 가졌다"고 했다.

김PD는 "이효리씨는 (이전 시즌 MC들보다) 더 넓은 스펙트럼과 경험을 갖고 있다. 이전에는 MC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이효리씨는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효리는 "저도 성장해야 한다. 저도 가볍게 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나이가 있으니 다른 사람의 노래와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됐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가수 이효리가 5일 진행된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BS 제공) 2024.01.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시즌마다 달라지는 이름은 MC에 따른 프로그램 스타일의 변화를 가늠케 한다. '레드카펫'은 이효리의 아이디어다. "핑클 때부터 퍼스널 컬러가 레드였다. 정열적이고 열정적인 이미지"라며 "레드카펫은 좋은 날 주인공들이 차려입고 걷는 길이니까 우리 프로그램이 그런 의미가 됐으면 했다. 오는 분들에게는 잘 차려놓은 레드카펫, 보는 분들에게는 특별한 날로 선물처럼 느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 코너 역시 이효리의 바람에서 시작됐다. 이효리가 아티스트들의 작업실에 직접 찾아가 소통하는 모습이 VCR로 공개된다. 이효리는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후배 가수들의 작업실이었다"며 "그들의 컴퓨터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다. 보석 같은 걸 끄집어내고 싶다"고 했다.

'레드카펫' 1회 출연진들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화려하다. 댄스 크루 베베와 악뮤 이찬혁, 방송인 신동엽, 그룹 블랙핑크 제니, 배우 이정은이 출연한다. 제작진이 이효리와 연관 있는 게스트를 직접 섭외한 것이다. 최PD는 "이효리가 MC라고 하니 제작진 입장에서 섭외하기 편하다. 듣자마자 바로 오케이하고 스케줄을 조정해서라도 하겠다고 하시더라"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이효리의 색깔이 녹아있는 게스트에게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계속해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조용필, 이문세, 서태지, 김동률 같은 기라성 같은 가수들과 샘 스미스 같은 해외 아티스트들의 출연도 꿈꾸고 있다. 이효리는 "여자 솔로 후배 가수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나미, 이은하 등 여자 선배님들도 뵙고 싶다. 롤러코스터도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시즌1부터 함께하고 있는 밴드 '정마에와 쿵치타치'다. 남성 듀오 멜로망스 멤버이자 피아니스트, 작곡가 정동환이 마스터로 있다. 정동환은 "이효리 선배님이 즉흥적인 걸로 알고 있다. 인터뷰하면서도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할 것 같은데 적재적소에 집중해서 음악을 넣어보겠다"고 했다. 이어 "제가 어떤 포지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데 이전 시즌과 다르게 포토월이 중요하다. 제가 포토월을 예쁘게 깔아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신선한 시도가 이어지는 시즌제가 호평을 받고 있지만 3~4개월 만에 막을 내리는 것에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최PD 역시 "짧다고 생각하고 있다. MC들도 막상 해보고 짧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후임 MC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레드카펫'은 혹시 몰라서 후임 MC를 정하지 않고 있다"며 장기 프로젝트를 기대케 했다. 이에 이효리는 "저는 3개월 하는 줄 알고 왔다"면서도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첫 방송은 이날 오후 11시20분이다. 이효리는 "제가 살아오면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에서 위로받거나 힘을 얻을 수 있는 방송이 될 듯하다. 외롭고 심심한 분들은 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김PD는 "사람들은 화려한 이효리, 제주도에 사는 이효리 두 가지 모습을 알텐데, '레드카펫'에서 또 다른 이효리의 매력이 공개될 예정이기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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