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국인 공범도 적색수배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협박 사건' 주범 이모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중국에서 송환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류를 넣은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부모를 협박한 사건의 주범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중국 현지에서 범행에 가담한 공범을 확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피의자의 위치 특정 및 검거·송환 요청) 절차를 밟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이모(26)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22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마약 음료를 활용한 범죄를 계획하고, 마약 음료를 제조해 배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의 중학교 동창 길모(25)씨는 지시에 따라 필로폰 10g을 구해 우유와 섞어 마약음료 100병을 제조했다. 일당은 일용직 아르바이트생을 통해 지난해 4월 대치동 등지에서 마약음료를 "집중력 강화에 좋다"고 속이며 미성년자 13명에게 나눠줬고, 이후 학부모 등 피해자들을 협박해 2억5,000만 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중국 측과 공조 수사를 통해 지난해 5월 24일 지린성 내 은신처에 있던 이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함께 범행을 저지른 현지인 1명을 추가 특정해 인터폴 적색수배할 예정"이라며 "청소년에게 마약류를 제공하는 중대 범죄자들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