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특검법 거부권에 권한쟁의심판…대통령실 "일고 가치 없다"

민주 "대통령 배우자 특검 거부권은 이해충돌"…'방탄프레임' 맞대응
국힘 "재표결 늦춰서 이탈표 노리려는 꼼수" 반발…정국 격랑 불가피

이관섭 비서실장이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김건희 여사·대장동 특검법(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 의결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나연준 정지형 한병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쌍특검법'(대장동·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배우자의 의혹을 방탄했다며 '권한쟁의심판' 카드를 꺼냈지만, 대통령실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정국이 급전직하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충돌을 사유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법리적으로나 헌법 정신에나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정치를 그런 식(정쟁)으로 몰고가서 이슈를 만들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거부권 행사는 현직 대통령이 배우자의 의혹을 사실상 방탄하는 결과로, 이해충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민주당의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강경론이 팽배하다. 민주당이 권한쟁의심판을 빌미로 쌍특검법 재표결 날짜를 국민의힘 공천 이후로 미루고, 이탈표를 모아 특검법을 관철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통령실과 여당의 시각이다.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직후 브리핑을 열고 쌍특검법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탄용이자, 총선용 여론 조작을 위해 만들어진 악법"이라며 이례적으로 고강도 비판을 쏟아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여야는 쌍특검법 재표결 시점을 놓고 공세 수위를 높이며 극한 대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당장 오는 9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권한쟁의심판 청구로 지연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쌍특검법이 총선용 민심 교란용 악법인 것과 마찬가지로 권한쟁의심판 청구 역시 악의적인 총선용 전략"이라며 "재표결을 최대한 미루려는 악의적인 꼼수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쌍특검법) 재표결보다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이 모아졌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모든 방한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여지를 남겨놨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