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법원행정처장에 천대엽 대법관 임명

천대엽 대법관. 대법원 누리집 갈무리.

조희대 대법원장이 새 법원행정처장에 천대엽 대법관(60·사법연수원 21기)을 임명했다.

대법원은 5일 “천 대법관은 법원 안팎에서 인정받는 형사법 전문가”라며 “2014년 집필위원회 대표로 성범죄재판실무편람을 발간해 성범죄 사건에 관한 재판실무의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천 대법관은 오는 15일부터 법원행정처장직을 맡게 된다.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법원 인사와 예산, 회계 등 사법행정을 책임지는 자리다. 현직 대법관 가운데 대법원장이 임명하고, 재임 기간 동안에는 대법원 재판을 담당하지 않는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관 후보 추천 위원회, 공수처장 후보 추천 위원회 등에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부산 출신인 천 대법관은 서울대 사법학과를 나와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지법, 부산고법,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쳤다. 2014년 고법부장으로 승진해 부산고법,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2021년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그를 제청했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임명했다.

천 대법관의 주요판결로는 ‘아동 및 지적장애인 강제추행사건에서 피해자 인지적 특성 감안한 유죄 선고’ 등이 있다. 그는 2012년 서울중앙지법 성폭력 사건 전담 재판부에서 지적장애인 아동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은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며 “성폭력 피해자인 아동이나 지적장애인이 주요 피해 부분에 일관된 진술을 한다면, 사소한 부분에 대한 진술이 부정확해도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성폭력 피해자의 특성에 따른 배려가 있어야 하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대법관 임명 당시 공개된 천 후보자의 재산은 2억7300만원으로 공개 대상인 144명 고위법관 중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