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 교수가 챗GPT에게 구강관리법 물었더니, 헉!

김현정 2024. 1. 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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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의 입속 탐험] AI가 추린 구강건강 관리법
양치질의 목적은 음식물 찌꺼기와 함께 그날 생긴 치아의 플라그와 구강점막의 바이오필름도 그날 제대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식을 먹은 뒤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구강미생물들이 입 안에 있는 유기물들과 함께 치아 표면에 생물막을 만드는데, 이를 플라그라고 합니다. 구강점막에 붙어 있는 끈적한 막은 바이오필름이라고 하고요. 양치질의 목적은 음식물 찌꺼기와 함께 그날 생긴 치아의 플라그와 구강점막의 바이오필름도 그날 제대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각 나라마다 치과의사협회에서 제안하는 구강관리법이 달라요. 미국에서는 '2-2-1' 하루에 2번 2분 칫솔질한 뒤 1번 치실을 사용하라고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어릴 때부터 '3-3-3' 하루 3번 식사 후 3분 안에 3분 동안 칫솔질하는 것이 정답처럼 여겨집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사람들이 공중화장실에서 칫솔질하는 것에 놀라워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구강관리를 하는 것이 옳을까요? 요즘 '척척박사'로 화제가 되고 있는 생성형 AI '챗GPT'에게 이를 물어 봤습니다. 챗GPT는 거짓말도 천연덕스럽게 한다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어때요? 그럴싸하죠? 챗GPT의 답에 대해, 전문가로서 항목마다 추가하거나 정정해서 올바른 구강관리법을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1. 칫솔질: 신맛이 나는 주스나 탄산음료를 마신 뒤 칫솔질하면 오히려 치아가 상할 수 있으므로 맹물로 입을 헹군 뒤 양치질하세요. 축축한 칫솔에 세균이 많이 붙을 수 있으므로 칫솔은 흐르는 물에 씻은 뒤 물기를 제거하고 깨끗한 곳에서 말리세요. 자외선 칫솔 살균기는 무해한 플라스틱 폴리머를 몸에 해로운 플라스틱 모노머로 분해하여 구강점막을 통해 체내에 흡수시킬 수도 있으므로 맹신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2. 치실 사용: 잇몸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칫솔질 뒤 치실 사용은 반드시 치아 표면을 미끄러지듯이 사용해야 잇몸 속에 있는 음식물과 플라그까지 제거됩니다. 칫솔질 후 항상 치실을 사용한다면 구강건강에 최선이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치실을 사용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도 안 됩니다. 치실 대신 물줄기로 치아와 잇몸 사이를 세척하는 워터픽은 좋은 대안입니다. 필자와 서울대 연구진은 한 걸음 나아가 입에 튜브를 물고 있기만 해도 구강이 세척되는 '최첨단 치실'을 개발했어요. 장애인과 노약자의 구강 건강이 악화되는 현실을 막으려고 만든 '코모랄'인데, 치실을 사용하지 못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3. 가글액: 매일 알코올 성분과 계면활성제가 함유된 가글액를 사용하면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변합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클로르헥시딘' 성분이 함유돼 있는 가글액은 10일 이내 사용해야 합니다. 매일 사용하는 의약외품인 가글액의 성분은 반드시 확인합시다. 가글액은 공산품이 아니라 약의 하나라고 생각하세요. 용법용량이 있습니다. 가글액은 30초 동안 입안에 머금고 나서 반드시 뱉으셔야 합니다.

4. 치과 검진 및 스케일링: 사람마다 다릅니다. 치석이 잘 끼는 사람은 3개월마다 치과에 가는 것이 좋겠지만, 양치질을 잘 하면 1년에 한 번 가도 됩니다. 명심하세요. 평소 양치질을 제대로만 한다면 치과질환의 대부분은 예방관리할 수 있습니다.

5, 6. 다음 기회에 자세히 설명할 게요.

7. 금연: 특히 병이 진행하고 있는 만성치주염 환자는 염증조절을 위해 금연하라는 치과의사의 강력한 조언을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빈말이 아닙니다.

제 눈에는 챗GPT가 대체적으로 정답을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칫솔질'과 '양치질'은 종종 혼동될 수 있지만, 엄연히 다른 용어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챗GPT에게 다시 물어봤습니다.

아주 잘 설명했습니다. 다만 양치질에서는 혀의 설태 관리도 중요합니다. 특히 노인은 설태뿐만 아니라 노화 탓에 침분비 감소, 구강근육 감소 등이 와서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가 하루종일 입안에 남기 쉬우므로 구강관리에 더욱 더 신경써야 합니다.

챗GPT가 오늘은 일반론을 얘기했기에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지만, 바이오필름이 생기는 메커니즘을 비롯해 보다 더 깊은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지 기대됩니다.

문제는 실천이겠지요? 하루에 몇 분만 더 구강관리에 신경을 쓰시고, 꼭 필요한 보조장비를 잘 활용하면 치과 갈 시간도 줄이고, 무엇보다 100세 장수시대에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추신: 이 칼럼은 여러분의 구강건강을 위한 것입니다. 구강과 관해서 알쏭달쏭하다고 여기시는 것들에 대해 질문 주시면 부지런히 알려드리겠습니다. 혹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열심히 찾아서 정리해 소개하겠습니다. 건설적인 피드백도 환영합니다.

김현정 교수 (s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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