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진영정치, 혐오발언 규제하고 정당구조 바꿔야”
무조건 비호, 상대 악마화 악순환
강성장악 양당체제, 구조 바꾸고
대화·타협 통한 협치 뿌리내려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을 두고 여야 원로 및 초선 의원들과 정치권 전문가들은 극단의 진영정치 상황에서 기인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한 개인이 저지른 범죄지만, 특정 진영에 매몰된 채 상대방을 악마화 하는 지금의 정치 문화가 배양한 테러 사건이란 것이다. 근본적으로 정치권이 먼저 소통을 복원하고 타협을 중시하는 자정 노력을 하면서, 제도적으로 혐오발언을 규제하고 양당 정치 위주의 정당 구조를 바꿔야 극단의 분열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치를 시스템으로 바라보지 않고 사람(인물)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특정 정치인을 구세주이자 민주주의 화신으로 생각을 한다”며 “특정 정치인을 공격하거나 다른 소리를 하는 정치인 또는 세력은 악마가 되는 것이고, 그런 정치문화가 정치의 감성화라는 괴물을 낳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정치의 감성화를 우리 눈에 보이게 만드는 존재는 팬덤”이라며 “그런데 기존 정치인들이 팬덤의 눈치를 보고, 상대를 타도와 제거 대상으로 생각하면서 정치의 감성화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이번 피습 사건이) 특정 개인의 이상범죄이긴 하지만 우리사회에 정치문화 자체가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극단적인 표현들이 정치인들을 넘어 진영논리에 매몰된 유튜버, SNS, 커뮤니티에서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것들에 영향받은 특정 진영 지지자, 당원들이 매몰되고 하나의 팬덤으로 연계돼 특정 진영을 무조건 비호하거나 상대를 악마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치 상황을 실질적으로 탈바꿈 하기 위해선 제도적 모색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규제를 하는 법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유튜브나 언론 같은 데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방송하거나, 혐오나 분노를 무분별하게 조장하는 것에 대해선 징벌적 손해배상도 같이 고려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진영 양극화의 맨 꼭대기에는 유튜브 수익 모델이 있다”며 “지금은 거의 규제 사각지대인데 유튜브에 규제 책임을 지우든 국내에서 입법 절차를 밟든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실상 거대 양당 체제인 정당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생당 국회의원 출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당원 민주주의가 과잉돼서 (거대 양당) 양쪽 다 강성 당원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는데, 일반 국민들은 사실상 선택권이 없는 구조”라며 “선거제도보다는 정당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을 국민 세금으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정당 보조금 삭감 등을 비롯해 정당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정치권 한복판에 있는 정치인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협치하는 정치문화를 만들고 뿌리내려야 극단의 진영정치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언어 폭력이나 가짜뉴스가 정치인으로부터는 안 나오게 정치인들부터 국민을 선도해야 한다”며 “차이가 크다 하더라도 국민들을 생각하면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혐오, 분열, 팬덤정치를 해소하려면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어 협치 해야 하고 소통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 병상에 찾아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정치적 선동을 활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정치인들, 당원, 지지자, 유튜버, 특정 누구만의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문화를 바꿔 나가려는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주도할 수 있는 건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라고 말했다. 안대용·박상현 기자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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