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기술수출' 스타트 끊은 비만약…"우리도 개발중"
한미·동아·일동 등 'GLP-1 약' 개발 집중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LG화학이 제약바이오 분야 화두인 '비만 치료제'로 새해 첫 제약사의 신약 기술 수출 성과를 냈다.
5일 LG화학에 따르면 회사는 5일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이하 리듬 사)에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LB54640'의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설사 기술 개발이 중간에 멈추더라도 리듬 사에 반환할 의무가 없는 '선급금'은 1억 달러(약 1300억원)로, 총 계약 규모의 30%에 달한다. 기술 가치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개발·상업화 단계별 성공 시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은 최대 2억500만 달러(약 2700억원)로, 총 계약 규모는 3억500만 달러(약 4000억원)다.
희귀비만증은 MC4R(포만감 신호 유전자) 작용경로 등 특정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식욕 제어에 이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비만증이 심화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희귀질환이다. 보통 소아 시기에 증상이 발현된다.
LB54640은 세계 최초의 경구 제형 MC4R 작용제로, 임상 1상 결과 용량의존적 체중 감소 경향성과 안전성이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희귀비만증 환자 대상 미국 임상 2상에 돌입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LB54640 개발이 가속화되고, 더 편리한 치료제가 제공될 것으로 LG화학은 내다봤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해외 비만 신약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급증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만은 중요한 화두로 꼽힌다. 비만 인구 증가로 전 세계 비만치료 시장이 2030년 100조원에 달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위고비 같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작용 치료제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GLP-1은 음식을 먹거나 혈당이 올라가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초 당뇨병 치료에 사용했으나 GLP-1이 뇌의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GLP-1 작용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시험계획을 작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승인받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주 1회 제형 GLP-1 제제다.
한미약품은 3년 내 국내에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속도 낼 계획이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작년 성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비만 치료제 개발, 비만 신약 5종 'H.O.P 프로젝트' 가동 등 비만 관련을 꼽은 바 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 후보물질 'DA-1726'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뉴로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만 연구를 위한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2025년 상반기에 해당 1상을 종료할 계획이다.
DA-1726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다. 식욕 억제 및 인슐린 분비 촉진,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의 임상 1상 계획(IND)을 작년 식약처에 신청했다. 양사는 노보노디스크의 GLP-1 주사제 '위고비'의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패치 형태이므로 직접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체내 전달률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먹는 GLP-1 작용제 'ID110521156'를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작년 9월 식약처에서 임상 1상계획을 승인받았다. GLP-1 작용제는 최근 비만 치료에서 더 활발하게 쓰이는 만큼 당뇨병 연구 성과에 따라 추후 비만 치료제로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
인벤티지랩은 세마글루타이드의 약효 지속 기간을 1개월까지 늘린 주사제 'IVL3021'의 비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당뇨병 및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 인구 증가에 따라 비만 치료제 시장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치료제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선 지속 복용하는 게 중요하고, 지속적인 복용이 어려운 비만 질환의 특성을 고려하면 장기지속형 약물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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