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개딸 전체주의 같은 것, 국민의힘에 발붙일 수 없어야”

문광호·이두리 기자 2024. 1. 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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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사무처당직자 시무식에서 신입당직자에게 받은 운동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주류가 돼버린 개딸 전체주의 같은 것은 우리 국민의힘에서는 발붙일 수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리스크가 되는 극단적 발언을 단속하고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 위원장은 스스로 극단 정치의 사례로 ‘개딸’을 거론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태도는 유지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시무식에서 “극단적 주장이 주류가 되면 수십 년 간 내려온 합리적 생각을 밀어낸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다양한 견해를 포용하자고 강조하며 극단적인 혐오 언행에 대해서는 배격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동료시민들은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깊은 우물을 파는 사람들”이라며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되도록 넓고 깊게 포용하고 함께 할 때 동료시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좋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포용은 최소한의 기강을 전제로 한다”며 “국민이 전혀 공감하지 않으시는 극단적 혐오의 언행을 하시는 분들은 우리 당에 있을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 그런 언행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때마다 우리 당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공당이고 저는 공인이다. 잘못할 때 확실히 비판해주고 감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위원장의 발언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에 악영향을 끼치는 극단적인 언행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전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DJ(김대중) 세력과 북한이 주도한 내란”이라고 폄훼한 인쇄물을 배포해 논란이 제기된 허식 인천시의장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지난 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피습 배경으로 극단 정치가 꼽히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전날 민주당에 이 대표의 병문안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아직 안정이 필요해 한동안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개딸 전체주의’를 극단화된 정치의 표본으로 거론하면서 민주당을 청산 대상으로 삼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취임사에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서는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정책 현안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교통, 안전, 문화, 치안, 건강, 경제 등 다양한 영역서의 불합리한 격차를 줄이고 없애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에선 주인공 남매 세명이 ‘삼포’라는 경기도의 가상도시에 살며 서울로 출근하는데 이미 출근하기도 전에 녹초가 된다. 우리가 하려는 다양한 격차해소 정책들이 가장 효과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곳이고 특히 교통이 그렇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에 대한 우리의 약속과 다짐은 정책의 실행력이 동반된 실천”이라며 “아무리 다수당이라도 야당의 정책은 약속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안철수 의원, 유의동 정책위의장, 송석준 경기도당위원장 등을 소개하며 “우리 경기도의 국힘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 분들을 보유한 당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은 신년인사회 직후 한 위원장과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다수의 지지자와 유튜버들이 당사 앞에 모여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 개인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이지 국민의힘 지지율에는 영향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로운 현상이어서 잘 활용하고 싶다”며 “개인 지지도만 올라가고 당 지지도가 올라가는 데는 영향이 없는 것 같아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오는 6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과 오찬 후 경기 고양시에서 열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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