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의 ‘역동경제’ 방향은 잘 잡았지만…[하영춘의 경제 이슈 솎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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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천재스타일이다.
중요한 건 역동경제의 밑그림을 어떻게 촘촘히, 그리고 얼마나 야무지게 실천하느냐다.
이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도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한 중장기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마침 최 부총리는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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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천재스타일이다. 필자가 아는 한 그렇다. 비단 서울대 법대(82학번)를 수석졸업해서가 아니다(82학번 서울대 법대 수석입학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걸 자기 방식으로 표현하는 능력도 빼어나다. 오랜 관료생활을 통해 현실감각도 구비했다. 정무감각도 괜찮다. 거대 야당을 어떻게 상대할지와 어느 정도의 추진력을 보일지가 의문이지만 경제부총리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본다.
최 부총리가 키워드로 내세운 건 ‘역동경제’다. 무엇인가 했더니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두 가지 면에서 역동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거였다. 하나는 기존 경제구조에서의 역동성 확보고, 다른 하나는 이동의 역동성 확보였다. 첨단기술 발전, 구조개혁, 공정한 룰을 기반으로 한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빈곤층은 중산층으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읽혀졌다. 그는 이를 위해선 “혁신과 연대가 핵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새로울 것도 없다. 과거 정부의 녹색성장(이명박 정부), 창조경제(박근혜 정부), 소득주도성장(문재인 정부)처럼 지향점이 딱 와닿지도 않는다. 최경환 전 부총리처럼 ‘초이노믹스’라는 이름을 붙여 주기엔 아직은 어설프다.
물론 윤석열 정부는 보여주기식 경제 슬로건을 싫어한다. ‘노(no)브랜드가 윤석열 정부의 브랜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시장과 민간 중심의 경제운용과 함께 노동·연금·교육 등 이른바 ‘3대 개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를 확보하는 걸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추경호 경제팀도 이런 기조에 맞춰 조용히 일해왔다. 이러는 사이 현 정부의 경제정책 하면 ‘카르텔 타파’, ‘킬러 규제 혁파’ 정도가 떠오른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최 부총리가 비전으로 내세운 역동경제는 이런 점에서 긍정적이다. 3대 개혁이나 카르텔 타파는 과거 정부가 하지 못한 걸 하겠다는 의지일 뿐 비전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역동경제의 밑그림을 어떻게 촘촘히, 그리고 얼마나 야무지게 실천하느냐다. 그는 부총리에 내정된 후 첫마디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얘기했다.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의미다. 실제가 그렇다. 그 앞에는 민생경제 회복, 물가안정, 수출회복기조 유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가계부채 관리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공매도 금지와 금융투자세 폐지 등 논란거리도 많다. 총선을 앞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도 포퓰리즘적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세수 감소 등으로 그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다.
이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도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한 중장기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마침 최 부총리는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론 “그린벨트·농지·산지 등 3대 입지규제 개선,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R&D(연구개발) 혁신,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구축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상반기 중 역동경제 로드맵을 제시하고 분야별 세부 추진과제도 순차적으로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많이 들어봤던, 뻔한 백화점식 나열 같지만 말로만 역동경제를 외치는 게 아닌 건 분명해 보였다. 얼마나 추진력을 갖고 실천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하영춘 한경비즈니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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