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아가신 날도 불러내 때렸다... 또래 폭행한 제주 10대들

/조선일보DB

학교 폭력으로 강제 전학 처분을 받은 뒤에도 또래 학생을 폭행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학생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에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공동폭행 혐의로 고등학생 A(17)군과 B(17)군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A군 등은 지난달 8일 제주시 내 한 공터에서 또래 학생 C군이 전화를 제때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C군을 주먹과 발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이날은 피해 학생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었다. 온 몸에 피멍이 들도록 맞은 C군은 부친 사망으로 슬픔에 빠진 가족들에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으며, 아버지 발인 날 ‘가슴이 아프다’며 에둘러 고통을 호소했을 뿐이다.

A 군 등이 부친상을 당한 사실을 알고도 불러내 폭행했는지, 뒤늦게 알게 됐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A군 등은 지난 14일 새벽에도 제주시 건입동 한 빌라 인근에서 공원까지 방범용 카메라를 피해 2시간가량 C군을 끌고 다니며 폭행하고 돈까지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C군이 퉁퉁 부은 얼굴로 집에 돌아왔고 이를 본 어머니가 병원을 찾았다가 아들이 폭행 당했음을 뒤늦게 확인했다. C군의 몸상태를 살핀 의사가 ‘조금만 더 맞았으면 죽을 뻔했다’며 당장 입원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피해 학생은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피해 학생과 같은 학교에 다니다 학교 폭력 사건으로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이번 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강제 전학한 학교에서 자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