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6년 짬바" 덜덜 떨던 이효리의 어나더 레벨 '레드카펫'[종합]

김노을 기자 2024. 1. 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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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노을 기자]
/사진=KBS
데뷔 26년 차 가수 이효리가 자신이 직접 깐 '레드카펫'에서 다채로운 삶과 음악을 이야기한다.

5일 KBS 2TV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 - 이효리의 레드카펫'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최승희 PD와 김태준 PD, 이효리, 멜로망스 정동환이 참석했다.

이날 최 PD는 "이효리 같은 레전드가 MC를 맡아 주셔서 무한한 영광"이라고 이효리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표했다.

김 PD 역시 "PD라면 연예인 중 연예인 이효리와 함께 프로그램하는 건 큰 영광일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제작진 입장에선 로또를 맞은 느낌이다. 먼저 출연 제의를 해 주셔서 감사했다. 저 역시 영광이고, 열심히 잘 해보겠다. 이효리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리는 "기분이 싱숭생숭하다"며 "정통 방송국에 와서 MC를 맡게 된 게 감회가 남다르고, 음악 방송이라 설레고 기대도 된다. 단독 MC를 맡아본 적도 없어서 떨리기도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왼쪽부터) 최승희 PD, 이효리, 정동환, 김태준 PD /사진=KBS
정동환은 "이번 시즌이 가장 떨리는 것 같다. 그동안은 또래 MC들이었는데 이번엔 선배님이 오셔서 '어떻게 하지' 싶기도 하지만 잘 모셔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 시즌즈 -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당신의 고민, 모든 걱정들을 싹 없애줄 음악과 이야기를 담은 토크쇼'라는 콘셉트의 음악 토크 프로그램. 이효리에 앞서 박재범, 잔나비 최정훈, 악뮤(AKMU)가 MC로 나서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효리는 데뷔 후 첫 단독 MC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30년 명맥을 이어온 심야 뮤직 토크쇼에 단독 MC로 나서게 된 이효리는 "어린 시절부터 쭉 보던 프로그램이라 제 마음 속엔 의미가 깊어서 저에겐 큰 영광이고, 젊은이들 느낌과 선배님들 느낌을 섞어서 잘 진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핑클로 활동하던 과거 '이소라의 프러포즈'에 출연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효리는 "아무래도 그땐 저희가 어리고, (옥)주현이는 라이브에 자신이 있었지만 라이브에 자신감이 큰 그룹은 아니라 라이브 음악 방송에 나오는 것 자체가 큰 떨림이자 도전이었다. 네 멤버가 덜덜 떨면서 노래 불렀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음식을 차리는 것과 다른 집에 초대를 받아 가는 것이 다르지 않나. 저도 그런 느낌"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도 성장하고 경험을 배우고 싶다. 제주도에 10년 살다 보니 인맥이 많이 컷돼서 인맥도 키우고 싶다. 후배들의 조언도 필요하다는 사심도 들어있다"고 고백했다.

/사진=KBS
'레드카펫'이라는 새 시즌 제목도 이효리가 제안했다. 그는 "핑클 때부터 퍼스널 컬러가 '레드'였다. 레드카펫은 항상 주인공들이 좋은 날 걷는 길이지 않나. 우리 프로그램이 그런 의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시청자들도 특별한 날 같은, 선물 같은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또 "저는 다양한 분들을 모셔보고 싶다. KBS CP님도 한 번 나와서 노래를 부르시면 좋겠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듣고 싶다. 각자의 노래가 있지 않나. 이제는 저도 나이가 40대 중반이 되니까 제 노래를 뽐내기 보다 다른 사람의 노래와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젊은 친구들 보다는 되지 않았나 싶다. 그게 차별점이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데뷔 26년 차에도 여전히 일거수일투족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효리. 이에 대해 그는 "저도 모르게 화제가 되고, 본 투 비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난 것 아닐까 싶다. 자연스럽게 화제성이 따라오는 경향이 있긴 하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데뷔 초와 현재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마음의 중심이 저보다는 상대에게 옮겨간 것 같다. 마음가짐을 그렇게 갖고 싶다. '내가 제일 잘 났다' 보다는 상대방에게 힘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저도 그렇게 성장하고 싶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옆에서 이를 듣던 최 PD는 "이효리는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아티스트"라며 "저는 그게 굉장히 멋져 보였다. 누구든 '이효리는 지금의 레벨로도 충분하다'고 느낄 텐데, 정작 이효리는 음악적 성장과 상대방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니즈가 강하다. 그래서 우리도 이효리와 할 수 있는 기부 같은 행보를 계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효리(왼쪽), 블랙핑크 제니 /사진=KBS
이에 이효리는 갑자기 "오프라 윈프리 쇼 같은 걸 보면 관객들한테 차를 선물해 주지 않나. 우리는 그런 거 안 되냐. 그런 거 해보고 싶다"고 어필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출연하는 게스트들을 편안하고 재미있게 해드리면서도 뽑아낼 건 또 독사처럼 쏙쏙 뽑아내는, 다른 토크쇼에서는 뽑아내지 못 하는 치부들을 뽑아내며 요리조리 잘 해볼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단독 MC는 이효리가 제작진에게 먼저 출연을 제의하며 성사됐다. 이효리는 "가수라면 누구나 음악 프로그램 MC를 해보고 싶을 것"이라며 "저는 지금 딱히 하는 것도 없고, 단독으로 끌어가야 하는 프로그램도 없어서 하나에 집중하고 싶었다. 출연 제안을 기쁘게 받아 주셨다"고 말했다.

게스트로 나와주길 바라는 이는 누구일까. 최 PD는 "이문세, 조용필, 서태지, 김동률이 나와주면 좋겠다"고 답했고, 이효리는 "여자 솔로 가수들도 만나고 싶다. 만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첫 번째 게스트 라인업은 댄스 크루 베베, 악뮤 이찬혁, 블랙핑크 제니, 방송인 신동엽, 배우 이정은 등이다. 이효리는 "제가 예전에 '제니 사진 보면서 힐링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제니 볼 생각에 밤잠을 설렐 정도였다. 기대된다"고 제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사진=KBS
이효리를 매주 볼 수 있다는 건 시청자들에게도 큰 즐거움이다. 최 PD는 "기존에는 후임 MC를 미리 정해두고 진행했는데, 이번 이효리의 경우에는 혹시 몰라서 후임 MC를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이효리의 장기 MC 가능성을 언급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자 이효리는 "저는 3개월 촬영하는지 알고 온 것"이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왔는데, 전 시즌 MC인 악뮤 이수현이 마지막 촬영 때 눈물 흘리는 걸 보고 '나는 가벼운 마음이지만 누군가는 굉장히 애정을 갖고 있었구나, 이별할 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친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끝나면 그냥 '끝났다!' 하고 나가는 성격이다. (이수현 같은) 친구의 뒤를 잇는 거니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첫 방송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이효리는 "제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에서 위로와 힘을 받을 수 있을 거다. 외롭거나 심심한 분들은 친구의 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동환은 "다양한 게스트들과 이효리의 호흡"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끝으로 이효리는 "갑진년. 바로 저다. 값진 X. 올해는 바로 저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제가 1월 1일부터 시작한 일이 바로 이 프로그램이니 값진 X과 함께 2024년 갑진년 파이팅 해보자. 값진 여자로 정정하겠다"고 외쳐 폭소를 안겼다.

한편 '더 시즌즈 -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이날 오후 11시 20분 첫 방송된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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