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22년 연속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지정

미국 정부가 북한을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22년 연속 지정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증진하는 것은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라며 특별우려국과 특별감시국 명단을 공개했다. 미국은 1998년 국제종교자유법 제정 이후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를 평가하고,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와 단체를 지정해 발표하고 있다. 명단 발표는 통상 연말에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해를 넘겼다.

북한은 22년째 특별우려국에 포함됐다. 국무부는 지난해 5월 발간한 '2022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이 종교 활동에 관여하는 개인들에 처형과 고문, 체포, 신체적 학대를 가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미 연방정부 산하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북한을 포함한 17개 국가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할 것을 국무부에 권고한 바 있다.

북한 외에도 △미얀마 △중국 △쿠바 △에리트레아 △이란 △니카라과 △파키스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총 12개국이 이 명단에 올랐다.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에 관여하거나 이를 용인한 특별감시국으로는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코모로 △베트남을 지정했다.

이슬람국가(IS)와 알-샤바브, 보코하람, 후티, 알카에다, 탈레반 등은 특별우려단체로 지정됐다.

블링컨 장관은 "(특별우려국 등으로) 지정되지 않은 국가에서도 종교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는 종교적 소수 공동체 구성원과 그들의 예배 장소에 대한 공격, 평화적 표현에 대한 집단적 폭력 및 장기 투옥, 초국가적 탄압 등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전 세계에 걸친 종교의 자유에 대한 도전은 구조적이고 조직적이며 깊다"며 "그러나 증오와 박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의 사려 깊고 지속적인 헌신으로 우리는 언젠가 모든 사람이 존엄성과 평등을 누리며 사는 세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