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기억과 기록] "지금 숨을 쉬는 것도 미안한데.. '이태원특별법' 통과로 억울함 풀렸으면"
- 조금씩 힘냈지만.. 1년 지나니 또 다른 슬픔 찾아오는 거 같아
- 장례식에 찾아온 딸아이 제자들.. 마냥 어린애인 줄 알았는데..
-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엄마는 숨 쉬는 것도 미안하다며 지내
- 친구 결혼식 참석차 서울 올라가.. 절친 두 명과 함께 희생돼
- 대한민국의 주인이 국민이라면 '이태원 특별법' 제정해야 김성수>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김성수 씨 (10.29 참사 희생자 김슬기 씨 아버지)
☏ 진행자 > 오늘 만나볼 분은 희생자 김슬기 씨 아버님 김성수 씨입니다. 아버님 나와 계시죠?
☏ 김성수 > 예,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아버님 참사 후에 지금 오늘 이 인터뷰가 첫 번째 인터뷰시라면서요.
☏ 김성수 > 예,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그동안 인터뷰 모두 사양을 했던 거였어요?
☏ 김성수 > 네, 네.
☏ 진행자 > 그러면 오늘 이 인터뷰에 응하시게 됐던 이유가 뭘까요? 아버님.
☏ 김성수 > 저희들은 지금 울산에 있다 보니까 울산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유가족협의회 활동을 많이 못했습니다. 그런데 서울 인근에 계신 분들은 활동을 너무 많이 하시고 또 너무 많이 힘든 모습을 보고 이러다 보니까 이렇게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저도 조금이나마 힘을 내서 같이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드려야 되겠다 싶어서 이렇게 나오게 됐습니다.
☏ 진행자 > 그렇군요. 참사 후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김성수 > 사실 몸도 마음도 아파 아무것도 못하고 사회적 모임을 참석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조금씩 힘을 내어 지인들도 조금 만나고 있고 또 1년이 지나고 나니까 또 다른 슬픔이 찾아오는 것 같아서 힘드네요. 그냥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모든 게 좀 나아지겠지 했는데 그게 생각처럼 그렇게 되지가 않더라고요.
☏ 진행자 > 그럼요.
☏ 김성수 > 슬기가 보고 싶고 이럴 때는 혼자 납골당에 가서 슬기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나 햄버거 등등 슬기가 좋아하는 몇 가지가 먹는 음식이 항상 애기 같은 음식을 좋아하다 보니까 그래서 가서 보고 이러니까 마음이 조금 낫더라고요.
☏ 진행자 > 학교 선생님이었다면서요.
☏ 김성수 > 네.
☏ 진행자 > 중학교.
☏ 김성수 > 중학교 선생님.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었거든요.
☏ 진행자 > 국어 선생님. 참사 후에 학생들도 많이 찾아왔다고 들었어요.
☏ 김성수 > 학생들도 저희들은 슬기가 학교생활 한 지 6년 정도 됐는데 집에서는 너무 어린애로 알고 있었는데 그 일이 나고 나서 슬기가 그래도 학교에서 생활을 잘했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원체 1학년 담임이었는데 1학년, 2학년, 3학년 다 해가지고 학생들이 너무너무 많이 왔습니다.
☏ 진행자 > 그렇군요. 어머님도 교직 생활을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 김성수 > 같이 교직 생활하면서 6년 동안 출근길에 슬기가 차를 사준데도 차를 마다하더라고요.
☏ 진행자 > 어머님이.
☏ 김성수 > 그래서 엄마가 시간적 여유가 슬기보다 좀 더 있으니까 항상 출근할 때는 같이 챙겨가지고 같이 6년 동안 출근을 했죠.
☏ 진행자 > 같이 손잡고 계속 출근했던 거예요?
☏ 김성수 > 네.
☏ 진행자 > 어머님 상처가 많이 크시겠네요. 특히나.
☏ 김성수 > 그렇죠. 하여튼 친구처럼 또 동료처럼 그렇게 오가며 또 약간 의견이 있어서 다투기도 하고 그러면서 친구처럼 지내다가 아무 작별 인사도 못하고 생을 마감했으니까 엄마로서는 지금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슬기한테는 엄마가 미안하다고 하면서 항상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슬기 씨는 그날 어떻게 해서 이태원에 가게 됐던 거였어요?
☏ 김성수 > 초등학교 때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은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지내던 4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 중에 둘은 울산에 거주하고 있었고 한 친구는 결혼해가지고 1년째 서울에서 거주를 하고 한 친구는 10월 30일 날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 진행자 > 10월 30일 날.
☏ 김성수 > 그래서 전날 올라가서 친구들 한 친구는 결혼식 한다는 친구는 그 다음 날 결혼식이기 때문에 같이 못 놀고 친구 3명이서 29일 날 청와대 가서 구경하고 했는데 또 공교롭게도 또 1년 전에 신혼 생활하고 있는 친구집이 이태원이었습니다. 저희들은 슬기가 이태원에 갔으리라곤 생각을 못했죠. 그렇게 해가지고 이태원에 갔는데 친구 신랑도 같이 갔는데 친구 신랑은 먼저 집에 가고 세 명이서 왔으니까 바람이라도 한번 쐬자. 또 젊은 친구들은 그런 걸 보면 호기심에서 가고 싶어 다들 하니까 그래가지고.
☏ 진행자 > 세 친구 모두 변을 당한 거예요? 그러면.
☏ 김성수 > 세 친구 다 똑같이 그렇게 됐습니다.
☏ 진행자 > 그렇게 됐던 거군요.
☏ 김성수 > 네.
☏ 진행자 > 지금 10.29 이태원참사특별법 있잖아요. 지금 학수고대하고 계신 거죠?
☏ 김성수 > 그렇죠. 지금 조금이나마 애들이 명예와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는 방법이 특별법밖에 없다고 지금 생각하고 있거든요.
☏ 진행자 > 그렇죠. 야당이 예고한 9일이 며칠 안 남았는데 나흘 남았는데 정말 이날 처리가 될 수 있는 건지 저희도 예의주시는 하고 있는데 꼭 통과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함께 드리도록 하고 혹시 이 자리를 빌려서 꼭 그 누구에게라도 꼭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아버님.
☏ 김성수 > 저는 정부나 정치하시는 분들한테 꼭 하고 싶은 게 대한민국이 국민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제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꼭 이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 진행자 > 그러시군요. 그게 바로 모든 유족분들의 한결같은 마음 아니겠습니까. 정치권이 호응하는 이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런 소망 저도 함께 전하면서 오늘 인터뷰 마무리해야 될 것 같은데요. 아버님 사람들 만나고 하신다니까 정말 다행이고요. 좀 더 만나시고요. 좀 더 활동하시고 용기 잃지 마시고 건강 꼭 잘 챙기시고요.
☏ 김성수 > 예,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오늘 어려운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아버님.
☏ 김성수 > 예, 감사합니다.
☏ 진행자 > 희생자 김슬기 씨 아버님 김성수 씨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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