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상륙작전 숨은 공로자, 100세 일기로 별세
"디데이에 악천후… 작전 연기해야"
당시 기상 관측했던 아일랜드 여성,
역사 바꾸고 최근 100세 일기로 별세
연합국 최고사령관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육군 대장(훗날 미국 대통령 역임)은 연합군 지휘부와의 회의 도중 날씨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영국군 소속 기상학자 제임스 스태그가 “6월5일 악천후가 예상된다”며 “디데이를 하루 미루라”고 조언했다. 아이젠하워는 고심에 휩싸였다. 작전을 늦춘다고 날씨가 좋아질 것이란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칫 연합군의 프랑스 상륙이 1944년 7월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었다. 그 사이 낌새를 챈 독일군이 해안 경계를 대폭 강화한다면 자칫 낭패를 보게 된다.
결국 아이젠하워는 기상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디데이를 1944년 6월6일로 하루 연기했다. 예상대로 6월5일 영불해협엔 큰 비를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쳤다. 그리고 이튿날인 6월6일 날씨가 좋아지면서 연합군은 상륙을 강행한다. 독일군은 미처 대비를 못하고 있다가 허를 찔린 채 패퇴했다. 성공적으로 노르망디 해안에 교두보를 마련한 연합군이 이후 프랑스 내륙 깊숙이 진격하며 2차대전의 판세를 뒤집은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사실이다.
스위니는 2차대전 당시 아일랜드 북서부 외딴 바닷가 마을 블랙소드 포인트의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었다. NYT에 따르면 당시 우체국은 기상관측소 역할도 했는데, 스위니의 업무 가운데 하나가 그날 그날의 기상 자료를 기록하고 전송하는 일이었다. 다만 스위니는 자신이 수집한 정보가 누구한테 가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알지 못했다.
아일랜드는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921년에야 독립했다. 자연히 영국과 관계가 나빠서 2차대전 발발 후에도 중립을 선포하고 영국 중심의 연합국에 가담하지 않았다. 다만 지리적으로 영국과 너무나 밀접한 사이였고 또 국민 다수가 심리적으로 연합국을 응원했기 때문에 기상 정보 등을 영국과 공유하며 나치 독일에 대항하는 연합국의 전쟁 수행을 도왔다.
결과적으로 스위니의 눈썰미와 침착함이 상륙작전에 투입된 연합군 병력 수만명의 목숨을 구한 것은 물론 연합국이 나치 독일을 물리치고 2차대전에서 이기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다. 영국의 2차대전 참전용사 조 카티니는 “우리는 스위니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며 “그녀가 날씨를 읽지 못했다면 우리는 폭풍 속에서 죽었을 것”이라는 말로 고인을 애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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