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부터 만나라”…한동훈 뜨거운 ‘구애’에도 싸늘한 호남민심[총선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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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시민 말고 자기 팬들만 만나고 갔다며."
"한동훈이 오면 뭐해.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호남을 찾은 지난 4일, 광주에서 만난 시민들은 저마다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김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변함이 없는데 어떻게 진영을 확장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광주에 왔으면 일반 시민을 만나야지 자기 팬들만 만나고 갔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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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광주 쇼핑몰’ 안건 들고 왔는데”…말 뿐이라는 지적도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호남 시민 말고 자기 팬들만 만나고 갔다며.”
“한동훈이 오면 뭐해.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호남을 찾은 지난 4일, 광주에서 만난 시민들은 저마다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광주에서, 호남에서 정말 우리당은 당선되고 싶다”는 한 위원장의 구애에도 광주시민들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병상에서 회복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야당과 소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광주 서구 한 카페에서 만난 40대 김소영씨는 ‘한동훈 컨벤션 효과’에 대해 “반짝 현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도 변한 것이 없지 않느냐”며 “다른 얼굴로 특검법을 반대하면 그것이 변화냐”고 따져 물었다.
김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변함이 없는데 어떻게 진영을 확장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광주에 왔으면 일반 시민을 만나야지 자기 팬들만 만나고 갔다”이라고 했다.
또 다른 회사원 이모씨(35)는 “오늘 광주에 온다고 경찰들이 송정역부터 쫙 깔렸다고 들었다”며 “대통령선거 후보 유세인 줄 알았다. 근데 광주시민 입장에서는 별로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한 위원장의 광주 일정에는 최소 300~400명의 경찰이 경호인력으로 배치됐다. 첫 일정 장소였던 광주 제일고 근방 사거리부터 김대중컨벤션센터까지 경찰들이 출동했고 경호원들은 한 위원장을 근접 경호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는 민주당의 최대 지지기반이자 야당의 심장부로 분류된다.
한국갤럽의 12월 둘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9%로 전국 최하위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87%에 육박했다. 여야 지지율은 각각 11%, 62%였다.
‘이낙연 신당’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감지됐다. 광주-전라 응답자 중 ‘좋지 않게 본다’고 응답한 비율은 64%로 ‘좋게 본다’는 답변(26%)과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체제’로 내년 4월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이다.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광산구에 거주하는 50대 장우식씨는 “호남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크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피습당한 상황에서 ‘한동훈 효과’를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에 대한 ‘실망감’도 감지됐다. 통상적으로 당대표가 지역을 방문할 때면 지역 현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실천 의지를 내비치는데 한 위원장의 발언에는 그조차 없다는 것이다.
장씨는 “한 위원장이 정말 호남에서 한 석이라도 얻고 싶고, 호남 지지율을 높이고 싶다면 민주당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 대표를 찾아가려는 의지라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회복만 기원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씨의 배우자 박모씨(53)는 “총선에서 만약 민주당이 진다면 그것은 ‘한동훈 효과’ 때문은 아니고 민주당 내 분열 때문일 것 같다”며 “한 위원장은 이 대표 먼저 만나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광산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55)는 이준석 전 대표를 언급했다. 김씨는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나간 것이 국민의힘 지지율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선 직전 ‘이준석 체제’ 때는 광주 민심이 국민의힘에 그렇게 적대적이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광주 쇼핑몰 같은 구체적 안건을 들고 왔는데 한 위원장은 뭘 가져왔냐”고 말했다. 그는 “한 위원장이 말로만 호남을 외치면 ‘윤석열 아바타’ 이미지를 지우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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