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총선용 여론 조작"…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배양진 기자 2024. 1. 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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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 특검은 이재명 대표 방탄 목적"
"도이치 특검, 12년 전 결혼도 하기 전 일"
"제2부속실 설치, 국민이 원하면 검토"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오늘 오전 브리핑에서 "이번 특검 법안들은 총선용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서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특히 50억 클럽 특검 법안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방탄이 목적"이라고 했습니다. 여당의 특검 추천권이 배제된 점을 지적하며 "친야 성향의 특검이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를 훼방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를 뒤집기 위한 진술 번복 강요, 이중 수사 수사 검사에 대한 신주인 망신주기 조사, 물타기 여론 공작을 할 것도 뻔히 예상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 실장은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도이치모터스 특검 또한 12년 전 결혼도 하기 전인 일"이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 커녕소환도 못한 사건을 이중으로 수사함으로써 재판 받는 관련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치 편향적인 특검 임명, 허위 브리핑을 통한 여론 조작 등 50억 클럽 특검 법안과 마찬가지의 문제점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실장은 또 "특검 법안들은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국민의 혈세가 민생과 무관한 곳에 낭비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헌법 가치 보호와 선거의 공정한 관리 등 대통령의 책무를 언급하며 "이러한 원칙에 반하는 특검 법안에 대해서는 재의 요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거부권 행사 배경을 밝혔습니다.

한편 대통령실은 야권 등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관리 방안으로 요구한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선 "국민 대다수께서 이걸 설치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하시면 저희들이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의 배우자 등 가족과 수석급 이상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에 대해선 "여야 합의로 특별감찰관을 추천해서 보내온다면 저희는 지명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입장"이라면서도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에 협조한다면 특별감찰관제에 대해서도 협조하겠다는 게 당(국민의힘)의 입장인 걸로 알고 있고 그 입장이 아직 바뀐 게 없는 거로 안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정부가 거부권을 건의한 지 30분도 채 안 돼 이뤄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늘 오전 거부권 건의를 위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김건희 특검'과 '50억 클럽 특검'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습니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두 법안에 대해 "정쟁을 유발하고, 중립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된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여러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두 특검법안이 과연 진정으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두 법률안이 시행된다면 오히려 공명선거에 영향을 미쳐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 행사를 방해하고 국정에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쌍특검 법안은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했고, 어제(4일) 정부로 이송됐습니다.

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건 양곡법, 간호법,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등에 이어 이번이 4번째입니다.

국회로 되돌아간 법안이 다시 의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2/3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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