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로 도착한 어머니 마지막 택배…유족 “배송기사 꼭 칭찬해주세요”
평소 친절하게 대해준 고객의 부고 소식을 접한 택배기사가 빈소로 마지막 택배를 배달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분 꼭 회사에서 크게 칭찬받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40년 넘게 살면서 처음 글을 남겨본다”며 “너무 감사하고 감동적인 일이 있어서 이분이 회사에서 좋은 일이 있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글을 남긴다”고 했다. A씨가 언급한 ‘이분’은 대구 남구 대명동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다.
A씨는 “제가 갑작스럽게 모친상을 당해 장례를 치르고 있다”며 “내일 아침 일찍 발인해야 하는 상황인데, 조금 전 우물쭈물하면서 택배기사 한 분이 ‘누구누구씨 빈소 맞느냐’며 택배를 하나 들고 오셨다”고 했다. A씨 어머니가 생전 주문한 상품이었다. 어머니 휴대전화에 택배기사의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어 그에게도 부고 문자가 전송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택배기사는 “어머니가 평상시에 음료수도 잘 챙겨주시며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얼굴 뵙는 게 도리인 듯하여 왔다”며 빈소에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어 “내일 아침 일찍 발인인데 오늘 늦게 오면 실례일 것 같아서 최대한 서둘러서 오느라 일복 차림으로 와서 죄송하다”고 말하며 어머니의 마지막 택배를 건넸다고 A씨는 적었다.
A씨는 “저희 형제들 다 울컥했다”며 “그렇게 물건만 주고 가셔도 너무 감사한 일인데, 절도 올리시고 조의금까지 하시고 ‘감사했다’며 90도 인사하시면서 가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저런 분이 계시냐며 저희끼리 계속 이야기하며 울었다. 그냥 보아도 너무 선한 인상의 분이셨다”고 했다.
A씨는 “이분에게 정말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 글이 유명해져서 회사 관계자분도 아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A씨는 택배기사를 향해 “감사하다. 기사님을 뵈면서 저를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이 글은 15만번 이상 조회됐고, 3300번 가까운 추천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어머님의 따뜻했던 마음이 느껴진다” “택배기사님 존경하고, 당신의 인품 덕분에 글 쓴 분의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 좀 더 편안하실 거라고 믿는다” “어머님과 택배기사님 모두 참 좋은 분이신 것 같다”고 했다.
회사 측에 문의한 결과, A씨가 언급한 지점에서 근무하는 택배기사가 고객에게 조문을 간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A씨의 글이 올라온 이후의 상황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택배기사가 더 이상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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