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人문화] 15주년 맞은 `공연예술창작산실`…신작 28편 관객과 만난다

박은희 2024. 1. 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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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언덕의 바리' 공연 장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라폴라예술연구소의 전통예술 '만중삭만-잊혀진 숨들의 기억' 공연 장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에 선정된 28개 작품이 오는 6일부터 3월까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공연예술창작산실'은 공연 예술의 제작·유통 등을 지원해 우수한 신작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올해 선보이는 연극, 뮤지컬, 무용, 음악, 오페라, 전통예술 6개 분야 작품들은 지난해 동시대성, 다양성, 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연극은 '언덕의 바리' '아들에게' '테디 대디 런' '이상한 나라의, 사라' '화전'(火田) 등 5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장르에선 '내 친구 워렌버핏'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이솝S이야기' '여기, 피화당' 등 4개 작품을 공개 예정이다.

무용은 '애니멀' '어 다크 룸' '반가: 만인의 사유지' 등 6개 작품, 음악은 '민요 첼로' '크로스 콘체르토 프로젝트' 등 5개 작품, 오페라는 '3과 2분의 1 A'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등 3개 작품, 전통예술 은 '만중삭만-잊혀진 숨들의 기억' '물의 놀이' '남성창극 살로메' 등 5개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6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첫선을 보이는 연극 '언덕의 바리'는 독립운동가 '여자 폭탄범 안경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그의 생애를 무대 위에 그려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화 중 하나인 바리데기 신화와 안경신의 이야기를 엮어 꿈과 현실을 오가는 구성으로 재구성했다.

음악 '민요 첼로'도 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우리 민요를 5대의 첼로와 밴드 음악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작품이다. 작곡가이자 첼리스트 임이환이 대중에게 친숙한 민요를 소재로 현 시대성을 반영한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특히 국악 타악 리듬 위에 재즈적 화성을 오케스트레이션하고, 그 위에 클래식 첼로 멜로디를 얹어 독특한 음악적 질감을 표현한 것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11~12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 오르는 울산문수오페라단의 오페라 '3과 2분의 1 A'는 신데렐라 동화 속 유리구두를 모티브로 결핍과 욕망이 초래하는 파멸을 담은 잔혹 동화다. 현대인들의 타인에 대한 질투와 허영으로 왜곡된 욕망 표출에 대한 우화를 신데렐라의 두 언니의 관점에서 재구성해 보여준다.

라폴라예술연구소의 전통예술 '만중삭만-잊혀진 숨들의 기억'은 12~1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전통음악의 음악적 형식인 '만중삭'(고려 때부터 쓰이던 음악의 속도를 뜻하는 개념)을 재해석해 바삐 움직이는 현대인들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정리, 비움, 채움의 순환과정으로 선보인다.

연극 '아들에게'는 1903년 하와이에서 태어나고 중국, 일본에서 공부했으며 중국, 러시아, 미국을 오가며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실존 인물 현미옥(앨리스 현)의 이야기이다. 현미옥을 박기자라는 등장인물이 인터뷰를 하는 형태로 극을 이끌어나간다. 13일부터 2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물을 소재로 전통 장단을 재해석한 전통예술 '물의 놀이'는 20~21일 이틀간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타악기만으로 이뤄진 악기 구성과 다양한 음향소스들이 조화를 이뤄 흥과 에너지를 선사하며, 물을 형상화하는 조명과 영상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국내 대표적인 공연예술지원사업인 공연예술창작산실은 2008년 '창작팩토리'라는 사업명으로 연극·뮤지컬 장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013년 공연예술창작산실로 명칭 변경 후 2014년부터는 예술위가 총괄 운영하고 있다.

올해의신작은 현재까지 총 274개에 이르는 작품을 배출했다. 2022년과 지난해에는 뮤지컬 '마리퀴리'(2018 올해의신작)가 폴란드와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2020 올해의신작)도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초청받아 공연되는 등 한국 창작공연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뮤지컬 '호프' '레드북'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연극 '빌미', 전통예술 '내 이름은 사방지', 오페라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붉은 자화상' 등 탄탄한 작품성으로 레퍼토리화된 작품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예술위는 설명했다.

정병국 예술위원장은 "2008년부터 이어진 사업이 공연예술계와 관객에게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며 "초반에는 초대권을 뿌려도 객석이 다 차지 않았지만, 이제는 전회 매진되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수 공연의 영상화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좋은 창작공연들이 다양한 경로로 소개되고, 새로운 관객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예술위는 올해의신작 공연 후 네이버TV를 통해 유·무료로 공연실황을 상영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CGV와 함께하는 영상화 사업 '아르코 라이브'를 통해 전국 CGV 영화관에서 5편의 우수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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