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최초 여군 잠수함 승조원 9명 탄생...1명은 4남매가 해군

노석조 기자 2024. 1. 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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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중사(맨 앞쪽)가 지난해 12월 21일, 해군 잠수함사령부 잠수함 전술훈련장에서 어뢰발사훈련을 하고 있다. /2024.01.05 해군제공

해군 최초의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탄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 이어 세계에서 14번째로 잠수함에 여군이 탑승하는 국가가 됐다.

해군은 5일 진해 해군기지에서 강정호(소장) 해군잠수함사령관 주관의 잠수함 기본과정 38기 수료식에서 9명의 여군 승조원들이 배출됐다고 밝혔다. 전체 수료자는 장교·부사관 총 125명이었다.

이날 수료한 잠수함 여군 승조원들은 함정 장교 2명과 조타, 전탐, 전자, 추진기관 부사관 각 1명과 음탐 부사관 3명이다. 이들 가운데 5명은 도산안창호함에, 4명은 안무함에 배치된다.

김지인 중사(맨 앞쪽)가 지난해 12월 21일, 해군 잠수함사령부 잠수함 전술훈련장에서 어뢰발사훈련을 하고 있다. /2024.01.05 해군제공

3000톤급 중형 잠수함에 배치되는 이들 여군 장교들은 전투정보관 직책을 받아 잠수함 항해 및 작전운용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여군 부사관들은 수중음파탐지체계인 ‘소나(Sonar)’를 운영하는 음탐 부사관을 비롯해 잠수함의 항해 경로와 기동을 권고하는 조타 부사관, 잠수함 레이더와 전투체계장비를 운용하는 전탐 부사관, 잠수함 전자장비를 운용 및 관리하는 전자 부사관, 잠수함 추진기관을 운용․정비하는 추진기관 부사관의 임무를 수행한다.

여군 잠수함 승조원 탄생은 대한민국 해군 역사상 처음이다. 여군 인력이 증가하고 여군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여군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 등 각종 여건이 3000톤급 중형 잠수함이 갖춰졌다.

도산안창호함 항해사진 /2024.01.05 해군제공

해군은 지난 2022년 7월 정책회의에서 ‘잠수함에 대한 여군 인력 근무 확대’를 위해 여군 잠수함 승조를 의결했다.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진행된 모집 활동에서 여군 잠수함 승조원의 첫 지원이 이루어졌다. 이후 신체검사와 면접을 거쳐 지난해 5~6월경 여군 9명을 선발했다.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들이 탄생한 ‘잠수함 기본과정 38기’ 교육생들은 장교 교육생을 기준으로 29주, 부사관 교육생은 군사특기에 따라 최소 11주에서 최대 24주에 걸쳐 잠수함 승조원이 되기 위한 강도 높은 양성교육과 훈련을 받았다.

김현겸 하사(앞줄 왼쪽)와 강수연 중사(앞줄 오른쪽)가 지난해 12월 29일, 도산안창호함에서 잠수함 출․입항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2024.01.05 해군제공

교육생들은 기본과정 교육기간 중 잠수함 운용 및 전투체계, 수중음향학, 대잠전 등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갖춰야 할 전문지식 습득과 잠수함 장비․계통 기술 및 운용술 등 다양한 실습과 훈련을 통해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을 배양했다.

안무함 전투정보관으로 부임하는 성주빈 대위는 “국가전략자산인 잠수함 부대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적이 도발하면 수중에서 은밀하게 적의 심장부를 타격하고 즉각적으로 강력히 끝까지 응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군은 이날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 중에 특별한 이력을 가진 이들이 있어 소개했다.

성주빈 대위(왼쪽)와 유효진 대위(오른쪽)가 지난해 12월 22일, 해군 잠수함사령부 잠수함 조종훈련장에서 조종훈련을 하고 있다. /2024.01.05 해군제공

▲미 해군사관학교 교육을 수료한 도산안창호함 전투정보관 유효진 대위

도산안창호함 전투정보관 임무를 수행하게 될 유효진(28세) 대위는 2015년 제73기 해군사관생도로 입교한 후 미국 해군사관학교 위탁교육생으로 선발되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해군사관학교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유 대위는 2015년 사관생도 1학년 시절, 잠수함에 매력을 느꼈다. 미 해군사관학교 위탁교육 중 잠수함 근무를 희망하는 미 해군사관생도들과도 잠수함에 관한 얘기를 꾸준히 나누었으며, 지난해 여군 잠수함 승조원 모집에 지원 및 선발되어 이번에 잠수함 기본과정 교육을 수료했다.

유 대위는 “잠수함 전우들과 함께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수중에서 대한민국의 바다를 사수할 것”이라며 “반드시 승리한다는 강한 정신무장으로 적이 도발하면 수중에서 즉각적으로 강력히 끝까지 응징해 적을 섬멸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4남매 모두가 해군 부사관인 안무함 추진기관 부사관 김다희 하사

안무함에 부임하는 추진기관 부사관 김다희(26세) 하사는 4남매 모두가 해군 부사관이다. 김다희 하사의 두 언니(공병 부사관 상사 김규린, 음탐 부사관 상사 김단하)와 남동생(사이버·정보체계운용 부사관 중사(진) 김민준)에게 많은 격려와 조언을 받고 잠수함 승조원에 도전하여 최초 여군 잠수함 추진기관 부사관이 되었다.

김다희 하사는 “‘여군’ 잠수함 승조원이 아닌 ‘한 명’의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기본과정 중 잠수함 관련 지식과 기술 습득에 철저히 매진했다”며 “잠수함 부대의 일원으로서 어떤 적의 도발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도록 부여된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해군 부사관 273기로 임관한 김다희(가운데) 하사가 해군부사관으로 근무 중인 가족들과 주먹을 움켜쥐고 있다. 왼쪽부터 김 하사 첫째 형부 박지후 상사, 첫째 언니 김규린 중사, 김 하사, 둘째 언니 김단하 중사, 둘째 형부 이재희 중사/해군 제공

강 잠수함사령관은 이날 훈시에서 “잠수함 승조원을 향한 꿈을 가슴에 품고 최선을 다해 도전하여 이를 당당히 창조한 수료생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이제 ‘잠수함’은 여러분의 또 다른 이름이 된 만큼 교육 중에 배운 지식과 경험을 완벽히 갈무리하여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춘 잠수함 승조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정호 잠수함사령관. /뉴시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축하 전문을 통해 “수중 최선봉에서 대한민국의 바다와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국가전략 부대의 일원으로서 ‘내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최고의 잠수함 승조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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