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엽서로 포장된 ‘일본 식민통치’ 의 욕망 [책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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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꽃을 들고선 상념에 잠겨 있다.
최현식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의 '일제 사진엽서, 식민지 조선을 노래하다'(성균관대학교 출판부)는 각종 조선 전통민요가 가졌던 '저항'의 기미를 일제가 어떻게 억누르고 교묘하게 왜곡했는지를 살핀다.
'조선적인 것'을 조롱하고, '일본적인 것'을 치켜세우는 식민화 프로파간다 도구로 사진엽서를 활용했던 일제 통치전략을 고발한 '일제 사진엽서, 시와 이미지의 문화정치학'의 후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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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꽃을 들고선 상념에 잠겨 있다. 시선이 머무는 자리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가사가 일본어로 실렸다. 일제강점기 ‘히트 문화상품’인 사진엽서세트 ‘아리랑정서’에 담긴 미학 기호들은 익숙한 동시에 낯설다. 한(恨)의 정서는 애상적 감상으로 변주됐고, 민족의 노래는 남녀 사랑을 노래하는 제국의 지방민요로 격하됐다. 연약한 여성은 식민조선으로, 그를 보듬어줄 님은 일본제국으로 표상된 것이다.
최현식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의 ‘일제 사진엽서, 식민지 조선을 노래하다’(성균관대학교 출판부)는 각종 조선 전통민요가 가졌던 ‘저항’의 기미를 일제가 어떻게 억누르고 교묘하게 왜곡했는지를 살핀다. ‘조선적인 것’을 조롱하고, ‘일본적인 것’을 치켜세우는 식민화 프로파간다 도구로 사진엽서를 활용했던 일제 통치전략을 고발한 ‘일제 사진엽서, 시와 이미지의 문화정치학’의 후속이다. 592쪽, 3만8000원.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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