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최대 사형인데 축복하라니”…분노하는 아프리카 주교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4. 1. 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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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한 것을 두고 아프리카 주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자 교황청이 즉각 진화에 나섰다.

바티칸 관영매체 바티칸 뉴스는 교황청 신앙교리부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것이 그들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그들이 영위하는 삶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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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커플 축복’에 진화 나선 교황청
“동성애 지지 아냐” 해명
요셉 빠지고 여성 두명 등장한 구유 논란
축복 받고 있는 동성 커플. [사진출처 =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한 것을 두고 아프리카 주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자 교황청이 즉각 진화에 나섰다.

바티칸 관영매체 바티칸 뉴스는 교황청 신앙교리부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것이 그들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그들이 영위하는 삶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앙교리부는 따라서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이단적이거나 교회의 전통에 위배되거나 신성 모독적인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앙교리부는 지난달 18일 ‘간청하는 믿음’이란 제목의 선언문을 발표하고 “동성애 관계에 있는 이들이 원한다면 사제가 이들을 축복할 수 있다”고 했다. 신앙교리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을 받은 후 이 선언문을 공개했다.

교황청은 지난 수 세기 동안 “결혼은 남녀 간 불가분의 결합”이라며 동성 결혼에 반대해왔다.

교황청은 2021년에도 ‘동성 결합은 이성간 결혼만을 인정하는 교회의 교리를 훼손하는 것이기에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으나, 불과 2년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러자 이탈리아에서는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옆에 성 요셉 대신 여성이 있는 성탄 구유가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나폴리에서 동쪽으로 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아벨리노 지역의 성 베드로와 성바오로 성당에서는 성탄 구유를 장식하면서 아기 예수 왼쪽에는 마리아, 오른쪽에는 누군지 알 수 없는 여성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성탄 구유를 장식할 때 마리아 옆에는 성요셉이 있었다

여성 두명이 등장하는 구유가 논란이 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비탈리아노 델라 살라 신부는 이런 성탄 장면을 연출한 이유에 대해 “전통적인 가족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교구에서는 새 유형의 가족에 속한 아이들을 점점 많이 볼 수 있는데, 벌거하거나 이혼한 가정, 동성애자 커플, 독신자, 어린 여성의 자녀들이 바로 그들”이라고 부연했다.

살라 신부는 성소수자·좌파운동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태도가 최근 동성 커플도 가톨릭교회에서 사제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공식 선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요셉 대신 여성을 배치한 성탄 장면은 이탈리아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집권 우파 연정에 속한 전진이탈리아당(FI)의 마우리치오 가스파리 상원의원은 “성가족에 대해 존경과 헌신을 가진 모든 사람을 항상 불쾌하게 한다”고 반발했다.

생명과 가족을 위한 모임을 표방하는 단체인 ‘프로 비타&파밀리아’는 “위험할 뿐만 아니라 수치스럽고 불경스럽다”고 해당 신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당의 가르침과 모순되며 동성 부모와 대리모를 정당화했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아프리카의 주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심지어 일부 주교들은 이를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프리카에선 절반이 넘는 국가가 동성애를 범죄로 취급하고 있다. 우간다는 지난해 5월 동성애자를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법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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