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정재영, 너 내 도독이 돼라[인터뷰S]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명나라 언어부터 칼 같은 눈썹, 처음 도전한 수염 분장까지,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명나라 수군의 도독 진린 역을 맡은 배우 정재영이 진린으로 거듭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밝혔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정재영은 조선과 조명연합을 맺었으나, 일본의 뇌물을 받고 통신선을 보내 전쟁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는 명나라 수군의 도독 진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정재영은 '노량: 죽음의 바다'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묻자 "무조건 참여해야겠다고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생각했다"라며 "별 정보 없이 봤는데 상상 이상으로 먹먹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감동적이었다"라고 답했다.
김한민 감독은 2014년 '명량'부터 2022년 '한산: 용의 출현', 그리고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10년에 걸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를 완성해 냈다. 그중 '노량'을 함께하며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사랑을 지켜본 정재영은 "나도 궁금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단순히 흥미롭다고 생각해서는 이렇게 못한다"라며 "부모 자식 간만큼의 그런 애정도를 갖지 않으면 이렇게 깊게 오래, 연구하고 애정을 갖고 3부작으로 재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이어 "생소한 인물이면 사람들이 신경 안 쓸 텐데 이순신 장군은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난리가 날 인물이다. 부담감이 많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대단하다고 말씀해 드리고 싶다.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거장의 작품, 좋은 시나리오. 그에게 유일한 걸림돌은 타국의 언어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명나라 군대는 이순신 3부작 중 처음 등장하는 존재로, 영화의 전개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정재영은 "참여하는 거까진 좋은데 명나라 말로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라며 "남의 나라말로 연기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늠이 안 됐다"라고 고충을 회상했다.
이어 정재영은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고 얕잡아봤다. 5-6달 전부터 시작했는데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렵더라. 흉내 내서 되는 게 아니고 발음이나 이런 게 너무 달라서 내가 언어를 잘 구사하고 외국어를 잘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라면서도 :"선생님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걸 어떻게 감정을 잘 실어서 내 것으로 표현하느냐였다"라고 덧붙였다.
정재영의 부담을 키운 것은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노량: 죽음의 바다' 자체의 무게감이기도 했다. 그는 "시리즈의 마지막이니까 진린이 우스꽝스럽거나 보기가 힘들면 시퀀스의 무게감이 깨지고 작품에 누가 될까 봐 그런 걱정은 많이 했다. 언어로 욕먹으면 어떡하지 (관객들이) 웃으면 어떡하지"라고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정재영은 "이놈이 얼른 쓰악 했으면 완전히 이겼을 텐데 저놈이 자꾸 미적거려서 화가 났다"라고 한국인으로서 솔직한 감상을 전하면서도 "그래도 찍을 때는 그런 생각을 가지면 진린으로서 확신이 안 서니까 진린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심적으로는 이순신을 너무 좋아하지만, 명은 제3자의 입장에서 피해를 더 보지 않게 하고 싶은 갈등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연기 포인트를 밝혔다.
타국의 언어로 소화해야 하는 엄청난 대사. 그러나, 스크린에 담긴 분량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아쉬움은 없는지 묻자 정재영은 "진린 스핀오프를 만들까요?"라는 너스레가 담긴 답변으로 웃음을 줬다. 이어 그는 "'노량'에서는 다른 데서 나왔던 진린보다 충분히 구체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다른 데서는 이순신을 방해하는 나쁜놈, 포악하고 폭력적으로 묘사가 많이 됐더라. 근데 실제로는 이순신을 존경하고 좋아했고 그런 관계였었다는 거는 역사적인 실제 사건과 고증한 대로 만들었다. 과장되지도 않아서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명나라 수군으로 완벽하게 변신하기 위해 언어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처음으로 수염 분장을 해봤다는 그는 "이게 세 번째 사극인데 수염을 처음 붙여본다. 안성기 선배님이 수염 안 붙이면 사극한 거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이 이해가 갈 정도로 힘들더라"라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재영은 영화 '이끼' 당시 노인 분장을 위해 삭발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 다큐에서 이에 대해 "이병헌 씨가 삭발했다 이래야 이슈가 되지 우리 집에서나 좀 이슈 됐어요. 비호감"이라고 말한 짤이 일종의 밈이 되기도 했다. 이번에 가족들의 반응을 묻자 정재영은 "이번에도 그냥 촬영할 때 보여주긴 했다. 칭찬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 사람 같다고 하고 비호감이라고 했다. 내가 뭘 해도 비호감이라고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진린은 이순신의 곁에서 존경심을 갖고 전투를 함께하는 인물. 이를 연기하면서 지켜본 이순신 김윤석에 대해 그는 "영화 내내 그런 모습을 가지고 그 모습 그대로 현장에서도 항상 있었다. 후배로서, 진린으로서 봤을 때도 말없이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문득문득 이순신 장군도 저런 고뇌가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순신 장군을 실제로 뵙지는 못했지만, 정말 이순신 장군 같다는 게 느껴졌다"라고 극찬했다.
'명량'의 최민식, '한산: 용의 출현'의 박해일과 '노량'의 김윤석을 비교하는 말에는 "'한산'에서는 '잘생겼네 이순신 장군이 잘생기니까 좋네' 생각했다. 가장 젊고 싱싱한 이순신 장군이었고 '명량'에서 최민식이 처음에 했을 때는 불굴의 투지를 가진 호랑이 느낌을 받았다"라며 "현장에서부터 본 김윤석의 이순신은 생생함과 호랑이 같은 걸 다 겪은 모든 희로애락을 다 겪은 장군님이 아니셨나 생각이 든다"라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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