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공공의료 상징' 영국 NHS 흔들...전공의, 사상 최장 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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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공의들이 3일(현지시간) 엿새짜리 파업에 돌입했다.
1948년 국가보건서비스(NHS) 창립 이래 최장 기간 파업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학협회(BMA)는 단체 소속 전공의들이 임금 35% 인상을 요구하며 이날 오전 7시부터 9일 오전 7시까지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날 파업은 급여 인상에 대한 영국 전공의들의 요구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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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NHS 예산 삭감 여파
"정부는 여전히 땜질 처방" 회의론
영국 전공의들이 3일(현지시간) 엿새짜리 파업에 돌입했다. 1948년 국가보건서비스(NHS) 창립 이래 최장 기간 파업이다. 보건 재정 긴축과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발(發) 의료 위기가 결국 NHS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학협회(BMA)는 단체 소속 전공의들이 임금 35% 인상을 요구하며 이날 오전 7시부터 9일 오전 7시까지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11.8% 인상을 제안하고 있다.
이날 파업은 급여 인상에 대한 영국 전공의들의 요구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다. 보건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1월 중 사상 최장 파업에 돌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은 지난달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에도 전공의들이 사흘간 파업을 단행해 이미 진료 예약 9만 건이 연기됐는데 이날 파업으로 그 여파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파업을 단행했던 간호사, 구급대원, 전문의 등은 정부와 급여 협상을 타결했다.
빅토리아 앳킨스 영국 보건장관은 “파업이 환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파업을 중단하지 않는 한 추가 협상은 없다고 엄포를 놨다.
그럼에도 전공의들의 파업을 비난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사실상 NHS가 붕괴 직전에 놓인 만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의료진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선진 공공의료의 상징'인 NHS는 영국의 자랑거리였으나, 최근엔 "영국 전체를 환자 대기실로 만든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07년 국제 금융위기,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2020년 코로나19 등 국가 재정 위기 때마다 공공의료 예산을 삭감했다. 그 결과 최근 진료 대기 환자가 770만 명에 육박했다.
티모시 베일 영국 런던대 퀸메리칼리지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영국 유권자들은 생활물가 다음으로 NHS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NHS가 무너지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NHS가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지난 10년간 투자가 끊겨 이미 의료시설은 낡을 대로 낡았는데, 정부는 여전히 땜질 처방식 대책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마련한 대책마저도 향후 2년간 NHS 실질 예산(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예산)을 연평균 2% 증액하는 데 그쳤다"며 "NHS가 기반을 회복할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벤 자란코 영국 재정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스템 성능이 개선될 수 있는 임계점을 이미 넘은 것 같다”고 짚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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