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픽!] 그저 평범한 인생을 꿈꾸던 자매들…'반지하 셋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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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특별함을 선망하는 세상에서 '평범하다'는 단어는 겸양이나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곤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평범함이 절실하게 이루고 싶은 가치일 수도 있다.
'반지하 셋방'은 제목 그대로 반지하 월셋집에 사는 현정, 현진 두 자매의 실제 생활을 담은 일상툰이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수 있던 주거 환경이 이들에게는 그토록 바라던 평범함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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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모두가 특별함을 선망하는 세상에서 '평범하다'는 단어는 겸양이나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곤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평범함이 절실하게 이루고 싶은 가치일 수도 있다.
'반지하 셋방'은 제목 그대로 반지하 월셋집에 사는 현정, 현진 두 자매의 실제 생활을 담은 일상툰이다. 언니 현정이 스토리를, 둘째 현진이 그림을 맡았다.
이들과 막내 현애까지 세 자매는 날 때부터 가난과 싸우며 살아왔다.
전국을 돌며 일용직 노동자로 일해온 아버지, 청각장애가 있는 어머니 아래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는 부업을, 밖에서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교에 다녔다.
돈을 벌고 나서부터는 총액을 가늠할 수 없는 부모님의 빚을 닥치는 대로 상환했다.
이 때문에 자매가 독립한 뒤 처음 구할 수 있던 집도 수도권의 아주 낡은 반지하뿐이었다.
이들이 반지하에서 갖은 고생을 한 뒤 처음으로 해가 잘 드는 남향집으로 이사 가는 에피소드는 그래서 어딘가 감동적이다.
현정은 이사를 앞두고 새집의 먼지 쌓인 바닥에 가만히 누워 햇볕을 고스란히 즐긴다.
그간 반지하 창문 너머로 들려오던 소음에 익숙해진 나머지 두꺼운 새시로 둘러싸인 집이 너무나 고요하게 느껴졌다고 묘사한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수 있던 주거 환경이 이들에게는 그토록 바라던 평범함이었던 셈이다.
작가들의 필명도 '평범한 자매'다. 조금만 좋은 일이 생겨도 '이제 우리도 평범한 것인가' 되묻는 이들의 대화에서 평범함을 향한 소망이 읽힌다.
남들과 비슷한 수준, 딱 중간이라는 지점이 이들의 목표지점인 셈이다.
사실 자매에게 가난보다 무서운 것은 이를 핑계로 무책임하게 살아온 부모다.
어머니는 건강보험료를 체납해 8살짜리 딸의 팔이 골절됐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았고, 돈이 없다는 이유로 시력이 나빠도 3년간 안경을 사주지 않았다.
딸들이 커서 차례로 돈을 벌기 시작하자 월급을 그대로 뺏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장녀 현정은 갓 스무살이 됐을 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 13살 막냇동생의 급식비부터 교복, 수학 여행비, 차비, 용돈까지 모조리 부담해야 했다.
방임을 넘어선 신체적 아동학대도 수시로 이뤄졌다.
그런데도 세 자매는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과 연민, 애정 때문에 모질게 끊어내지 못하고 기대와 실망을 반복한다.
2017년 연재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가난하지만 나름대로 단란하고 애증 어린 가족의 모습을 그렸던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연재 5년 만에 300화를 넘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정신적 독립을 선언하고, 과감하게 부모의 과오를 묘사하기 시작했다.
평범함을 바라던 그간의 마음을 버리고, 평범하지 않은 자기 자신을 인정하겠다는 작가의 독백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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