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국가·기업·AI의 공통점은…'핸드오버'

송광호 2024. 1.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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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빈 옮김.

"국가와 기업이 지배하는 세계에 로봇이 진입하고 있다. 이런 단체와 기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로봇과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의 국가와 기업의 탄생은 인간의 상태를 재창조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다음의 단계는 두 번째 특이점이 될 것이다. 이때는 AI를 통해 인간과 인공 대리인의 관계가 변곡점을 찍을 것이다. 그 변화는 인간의 상태를 또다시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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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희비 쌍곡선…'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책 표지 이미지 [와이즈베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핸드오버 =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조용빈 옮김.

"국가와 기업이 지배하는 세계에 로봇이 진입하고 있다. 이런 단체와 기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로봇과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 사회 각 분야로 스며들면서 AI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런 AI의 유행이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라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는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300년 전부터 AI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것들과 함께 살고 있다. 바로 국가와 기업이다. 토머스 홉스를 비롯한 철학자들은 국가를 '인공 기계'로 묘사했다. 다시 말해 "국가가 인간으로 만들어진 기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21세기 들어 전통적으로 국가의 기능으로 여겨지던 분야로 침투했다. 아마존은 고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지식재산권 분쟁을 중재하고, 구글은 인간의 신원을 확인하며 메타는 자체 통화발행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국가와 기업은 복제성, 긴 생명력,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부담과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정확하게 AI의 특성과 같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인간은 초인적 능력을 갖춘 인공 대리인, 즉 국가와 기업에 권한을 이양(handover)함으로써 지난 300년간 발전을 이룩했다. 빈곤을 정복하고, 질병을 퇴치했으며 평화를 유지했다. 나아가 몇 세대 전까지는 불가능했을 법한 부를 축적했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국가 간 혹은 기업 간 무한 경쟁이 촉발됐고, 인적·물적 착취가 세계 곳곳에서 자행됐으며 자연 파괴와 기후 온난화가 발생했다.

저자는 국가와 기업에 인류가 어떤 식으로 권력을 이양했는지 살펴보면서 앞으로 펼쳐질 인공지능 시대가 인간 사회를 어떻게 재구성할지 다각도로 예측한다.

"현대의 국가와 기업의 탄생은 인간의 상태를 재창조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다음의 단계는 두 번째 특이점이 될 것이다. 이때는 AI를 통해 인간과 인공 대리인의 관계가 변곡점을 찍을 것이다. 그 변화는 인간의 상태를 또다시 바꿀 것이다."

와이즈베리. 372쪽.

책 표지 이미지 [플랜비디자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 손진석·홍준기 지음.

과거의 영광을 점점 잃어가는 유럽과 여전히 글로벌 경제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 일간지 기자로 유럽과 미국 경제 분야 취재 경험이 풍부한 저자들의 문제의식이다.

이들은 평등·연대 등 유럽적 가치가 미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에너지를 갉아먹기 시작했다는 측면에 주목해 "타이어에서 바람 빠지는 듯" 서서히 쇠락해 가는 유럽의 모습을 해부했다.

유럽에선 이민자들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사회적 연대라는 전통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보편 복지의 책임을 분담하려 하지 않는 분위기도 강해지고 있다.

과거에 누리던 높은 영화를 서서히 잃어가는 유럽과 반대로 미국은 거대한 자본시장과 막강한 달러의 힘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선점하면서 유럽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가는 중이다.

앞으로 유럽과 미국 간의 이런 격차는 더 커지고 유럽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은 낮아질 것이라는 게 저자들의 전망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를 위한 선택은 미국과 유럽 중 어느 쪽이어야 할까.

저자들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나아가야 하는 항로가 일방적으로 어떤 특정한 나라가 걷는 길과 같을 수는 없다. 미국의 길도 유럽의 길도 아닌 우리에게 적합한 길을 찾는 여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플랜비디자인. 343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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