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발린 사과하러 간 것 아니다”[금요일의 문장]
임지선 기자 2024. 1. 5. 07:00
“나는 정치인으로서 거기에 ‘죄송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정도의 입에 발린 사과를 하러 간 것이 아니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그 자리에서 나는,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에 대한 깊은 사죄와 반성의 마음, 장애 당사자 중 한 사람으로서의 내 진심 어린 고뇌,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당장에 무엇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무력감과 자책감,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훨씬 더 심층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조바심과 분노를 강력하게 표현하러 간 것이다. <어항을 깨고 바다로 간다>(사이드웨이) 중
2022년 3월28일 서울 경복궁역 출근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현장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무릎을 꿇었다. 최근 출간된 김 의원의 에세이 <어항을 깨고 바다로 간다>에는 그때의 생각이 진솔하게 담겼다.
그는 차별과 혐오를 겪은 당사자이자 갈등을 조정하는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다. 그는 “연일 서울 지하철에선 시위가 벌어지고 온라인은 전쟁터인데 정치인들은 아예 관심조차 가지지도 않았다”며 “국가의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 문제가 불거진 근원적인 요인을 먼저 살피고 개선책을 고민해야 마땅했다”고 했다. “이 이동권 시위가 지금 20년째이고, 1984년 김순석씨가 도로의 턱을 없애달라고 목숨을 던진 게 어느덧 40년 전이다. 과연 도대체 얼마나 더 얌전히 기다려야 국가는 움직일 것인가?”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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