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불똥 튈라...'범인 당적' 등 음모론에 선 긋는 與

박소연 기자 2024. 1. 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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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유탄을 맞을 것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저희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각종 음모론 등 논란에 직접 참전해 말을 얹는 순간 진흙탕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피의자의 당적을 놓고 프레임을 씌운다면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제도권 정치마저 불필요한 논란에 일일이 대응하게 되면 우스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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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 현장방문 도중 흉기 피습 당했다.2024.01.02.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유탄을 맞을 것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를 급습한 피의자의 당적 논란을 포함해 각종 음모론 등에 대해 철저히 선을 긋고 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4일 '우리 모두 봉합과 치유를 위해 뜻을 모아야 한다'는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은 현 상황을 엄중히 직시하며 모든 음모론과 가짜뉴스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의 피습 당일인 2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즉각 "우리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생긴 것"이라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 대표의 쾌유 기원 외에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단속'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후 언론공지를 통해 "일부 참석자들의 과격한 발언을 당과 한 위원장을 연관시켜 왜곡되게 해석할 경우에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24.01.04./사진=뉴시스

일부 극렬 지지자와 당원, 보수 유튜버들이 이번 사건을 놓고 "자작극이다", "재판을 미루려는 쇼다"라는 과격한 발언을 일삼는 가운데 이것이 당의 공식 입장처럼 비칠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각종 음모론과 온라인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 사건을 통해 '자성'과 정치 문화를 바꾸는 계기로 삼는단 입장이다. 윤 선임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정치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자성하고 또 성찰하고 있다"며 "지금은 봉합과 치유를 위해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극단의 정치를 종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검거된 김모(67)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4.01.04.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김모씨의 당적 논란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논쟁"이란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국민의힘 당원이었다가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이 정치 양극화, 대화와 타협을 거부한 채 상대를 적으로 돌리는 증오정치 문화와 무관치 않은 상황에서 피의자의 당적을 놓고 정치권이 나서 해석을 보태는 것은 오히려 증오정치를 부추길 수 있단 점에서다.

또 어느 집단에나 과격한 일탈을 하는 이는 존재할 수 있는데, 이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소속 정당 책임으로 연관짓는 순간 당의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이에 대해선 동일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피의자의 당적 여부가 이상하게 논란이 되고 있다"며 "정치적 테러도 자기들의 정파의 이해 관계에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저희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각종 음모론 등 논란에 직접 참전해 말을 얹는 순간 진흙탕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피의자의 당적을 놓고 프레임을 씌운다면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제도권 정치마저 불필요한 논란에 일일이 대응하게 되면 우스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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