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판 돈 2400억 대체 어디에 썼나”…태영 때리는 금감원장
이날 이 원장은 신년기자간담회에서 회사를 어려움에 처하게 만든 오너 일가들이 워크아웃 신청 정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무책임한 행보도 비판했다. 태영건설은 전날 산은에서 열린 채권단 대상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2400억원) 지원, 계열사 에코비트와 레저·골프장 부문 블루원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과 관련해 오너 일가의 급한 일에 소진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면 “당초 약속한 1549억원 중 실제로 태영건설에 지원한 400억원도 회사가 받은 매각자금만 들어가 있고, 대주주 일가의 자금은 파킹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채권단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태영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 변동(매각시점의 지분율)’ 공시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지분 40%) 몫은 주식양도세율 27.5%를 감안할 경우 세후 696억원, 윤 회장(32.3%) 몫은 세후 563억원이다. 태영측이 밝힌 티와이홀딩스 몫(1133억원), 윤석민 회장 몫(413억원)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태영인더스트리의 처분 전에 윤 회장 등이 티와이홀딩스로 태영인더스트리 지분을 넘겼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태영 측은 “윤 회장이 몰래 지분을 티와이Y홀딩스에 팔거나 이런건 없다”며 “해당 지분 매각은 주식매매지만 성격상 부동산 비율이 높아서 세율 45%가 적용된데다 부대비용까지 감안하면 발표 금액이 맞는다”고 해명했다.
태영측이 자구안으로 제시했던 ‘600억원 규모 평택싸이로 지분’의 인수자는 ‘태영인더스트리’였다. 평택싸이로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조달한게 아니라 애초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에 포함됐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태영그룹 자구책 중 하나인 ‘에코비트 매각’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는 자회사 에코비트 지분 50%를 담보로 지난해 1월 글로벌 사모펀드 KKR로부터 4000억원 규모를 차입하면서 ‘지분 몰취조항’을 주주간 계약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티와이홀딩스가 재무 위험이 발생할 경우 KKR이 에코비트 지분을 몰취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 원장은 태영측이 방법법 제약을 이유로 매각에 부정적인 SBS 지분대신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유동성 제공 등에 활용할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채권단 의견도 전달했다.
정부의 강경 기조 속에 태영건설도 이날 추가 자구안이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은 다음주 4대 금융지주 회장과의 면담 일정도 순차적으로 잡아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티와이홀딩스도 이날 지주사와 오너 일가의 지원 및 희생 부족에 대해 방어에 나섰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중에 잔액 259억원이 어제 일자로 태영건설에 모두 지원됐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오너 일가가 사재출연한 내역이 484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이 오는 11일로 예정된 제1차 채권단 협의회까지가 아니라 이번 주말(6일 또는 7일)로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을 수준의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주말까지 태영의 변화가 없다면 보매주 일요일 비상거시경제 점검회의(F4)에서 워크아웃이 아닌 회생절차로 갈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 원장은 최근 금감원이 진행 중인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혐의와 관련해 “여러 IB 등의 수백억원 규모의 불법 공매도 단서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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