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없이 팀워크 다지는...추크볼을 아시나요

박강현 기자 2024. 1.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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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 현장 속으로]
핸드볼보다 낮은 부상 위험으로
남녀노소·신체 능력 상관없이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

지난달 18일 오후 6시 서울 구암고 체육관. 중앙대 추크볼 동아리 KTC(Korea Tchoukball Club) 남녀 회원들이 뒤섞여 공을 패스하고 날아오르며 골대를 향해 슛을 던지고 있었다. 언뜻 핸드볼과 비슷해 보였지만, 코트(가로 15m·세로 26m)가 핸드볼(가로 20m·세로 40m)보다 좁고 공도 작았다. 핸드볼 코트 양쪽에는 성인 키를 훌쩍 넘는 큰 골대가 설치되는데, 이곳에는 그 대신 정사각형 납작한 골대(바운더)가 있었다.

골망을 ‘축~’ 하고 갈라요 - 지난달 서울 관악구 구암고 체육관에서 중앙대 추크볼 동아리 회원들이 함께 뛰어오르며 슛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추크볼은 우리를 하나로 만든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이들이 경기 중인 스포츠 종목은 추크볼(Tchoukball). 공이 그물 골대를 스칠 때 ‘축(Tchouk)’ 소리가 난다는 뜻으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생활 스포츠로 주목받는 ‘뉴 스포츠’ 중 하나다. 한 팀은 보통 7명으로 구성된다. 공을 3회 이내로 패스해 탄력 있는 네트 골대에 던진 뒤, 튀어오른 공을 상대팀 선수가 잡지 못하면 득점하는 방식이다. 골대는 양쪽에 2개 있지만 팀별 구분은 없다. 볼을 잡으면 드리블 없이 3보 이하로만 움직일 수 있다.

추크볼은 무엇보다 공을 가진 사람을 방해하거나 가로채기 같은 몸싸움을 전혀 할 수 없는 ‘비공격적’ 운동이다. 1970년 스위스의 생물학자 헤르만 브렌트가 “신체 활동 목적은 챔피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지나친 경쟁과 몸싸움이 불가피한 보통 구기 종목의 대안으로 고안해냈다. 부상 위험이 적고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어 학교·생활 스포츠로 인기를 끈다.

2005년부터 뉴 스포츠 지도자 연수 교육과정에 추크볼이 포함되면서 국내에 3000명 넘는 지도자가 배출됐다. 국내 초·중·고교 체육 교육과정에도 포함돼 젊은 층에게 익숙하다. 직장인 조은영(24)씨는 “고등학교 생활 체육 시간에 추크볼이 필수 과정이었다”며 “부상 위험도 낮고 팀워크를 느낄 수 있는 신선한 활동이어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관악구 구암고 체육관에서 중앙대 추크볼 동아리 회원들이 각양각색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추크볼은 가운데 납작한 골대(바운더)를 활용해 경기를 치른다. /김지호 기자

지난해 11월 창단한 KTC의 윤현영(21) 회장은 “친구가 추크볼을 너무 좋아해서 동아리 창단을 제안했고, 선배들이 적극적으로 밀어줬다”며 “재학생들은 물론 체육 교사로 일하는 선배들까지 포함해 동아리 회원이 20명 정도 된다”고 했다. 졸업생이자 현직 체육 교사인 김유정(26·시흥은행중)씨와 최성우(30·난곡중)씨도 “퇴근하고 후배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어서 왔다”며 “남녀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게 매력적이다. 학교 현장에서 더 많이 하면 좋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는 10월엔 경기 광명시민체육관에서 한·중·일 등 8국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대학 추크볼 선수권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아직 국내엔 추크볼 전용 경기장 및 아마추어·대학 리그는 없다. 2011년 설립된 한국추크볼연맹 우승호 회장은 “추크볼은 경기를 마친 뒤 모두가 친구가 되는 평화적 스포츠”라며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쉽게 참여가 가능하다. 올해 추크볼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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