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우니 드러난 '한동훈 스타일'? 중도 겨냥, 특검이란 한계
"어떤 이슈는 오른쪽에서, 어떤 이슈는 왼쪽에서" 중도층 겨냥
"운동권 퇴진, 대야공세 자제하니 드러나는 한동훈 스타일"
특검법에 "정쟁을 총선 내내 끌기 위한 의도" 기존입장
이재명 피습에 컨벤션 효과 차단, 재의결 일정 압박도 부담
여야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의 여파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중도층을 겨냥한 메시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취임 직후 치중했던 대야공세를 배제한 채 '동료시민'과 '격차해소'에 이어 서진정책을 적극 어필하며 중도층 포섭에 돌입했다.
비교적 옅은 이념적 색채에 합리성으로 중도층에 소구하는 '한동훈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다만 김건희 특검법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상황은 한계로 지적된다.
"광주시민에 존경심"…'동료시민', '격차해소' 이은 중도포섭
4일 광주를 찾은 한 위원장은 "우리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이 들어가면 헌법이 훨씬 더 풍성해지고 선명해지고 자랑스러워질 것 같다"며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찬성 입장이지만, 원포인트 개헌과 관련해서는 다른 사항들과 함께 고민이 필요하다"며 원론적으로 호응했다.
1973년생인 한 위원장은 "대학에 다닐 때쯤 민주화 운동이 치열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광주를 처음 배우고 대학가나 이런 데서 광주의 (5·18 당시) 비디오들을 몰래 보던 시대의 말엽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1980년에 나는 유치원생이었다. 나와 내 이후의 세대들은 5‧18민주화운동이나 광주시민들에 대해 부채의식이나 죄책감 대신 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기에서 지켜주고 물려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이 있을 뿐"이라고도 했다.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을 강조하는 야권의 86세대는 물론, 기존 보수정당이 지녔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경직된 시선에서도 차별된 '한동훈식 서진정책'이라는 평가다.
한 위원장은 충북 청주에서는 "어떤 이슈에서는 오른쪽에 정답을 낼 것이고, 어떤 이슈에서는 왼쪽에서 정답을 찾을 것이다. 그것을 통해 중도에 계시는 동료 시민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 이슈에 대해 합리적인 답, 동료 시민의 입장에서 맞는 답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중도층 포섭 메시지다.
그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은 '동료시민'에 이어 전날엔 '격차해소'를 꺼내들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교통·안전·문화·치안·건강·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합리한 격차를 줄이고 없애는 데 힘을 집중할 것"이라며 총선 화두를 던졌다.
이재명 가리니 한동훈 색 보인다? 이념 색채 덜고 중도 겨냥
그간 한 위원장의 중도적 색채는 '운동권 청산' 구호에 가려져 왔다. 586 운동권 퇴진을 주장하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을 강하게 쏘아붙이는 스타일에 밀려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던 탓이다. 한 위원장이 중도확장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이 대표 피습사태로 여야가 서로를 향한 공세를 자중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이재명 때리기'를 뺀 '한동훈 메시지'가 주목받게 된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취임 초기 이재명 대표를 너무 세게 공격하면서 확장성을 스스로 좁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서서히 콘텐츠를 풀어내는 것 같다"며 "역설적으로 '이재명'을 빼니 독자적인 본인의 방향성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국회로 돌아올 김건희 특검법 해법엔 '한동훈 색' 있을까?
특히 이날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됐는데, 대통령실은 즉각 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왜 이 법이 악법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설명드렸다. 정쟁을 총선 정국 내내 끌기 위한 의도"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표의 피습 파장으로 인한 앞으로의 정치적 상황도 녹록치 않다. 전국 순회로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도 이 대표 피습으로 일부 차단된 측면이 있다. 여권은 국회로 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을 최대한 빠른 재표결로 조속히 털어내려 하지만, 재표결을 위한 의사일정 합의를 강하게 요구하기 부담스럽다는 점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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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수정 기자 crysta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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