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생성AI 연구로 맞춤형 NPC 출시…"유저 즐거움 극대화"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게임사들이 신기술 도입과 활용 등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유저 확보를 위해서다. 주요 게임사들은 새로운 시스템 구축과 가상 세계 확장을 위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메타버스나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로 사업 영역을 넓히거나 타 산업과 융합하며 게임 생태계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고 있다.
넥슨은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회사 중 한 곳이다. 5일 넥슨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설립한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조직 '인텔리전스랩스'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게임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자사 게임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력 규모는 약 700명으로 업계 최대 수준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이용자 경험 강화 위한 솔루션 '게임스케일'
넥슨은 지난해 4월 인텔리전스랩스가 개발한 플랫폼·데이터 기반 솔루션 '게임스케일'(Gamescale)을 처음 공개했다. 게임스케일은 게임 내 결제, 상점, 쿠폰 이용 등의 플랫폼 서비스와 보안, 데이터, UX(이용자 경험) 분석 등 인게임 데이터에 기반한 게임 운영 솔루션이다.
넥슨은 업계 전체 성장을 도모하고자 자사 게임에만 적용해 오던 게임스케일을 오픈 솔루션으로 전환하면서 더 많은 게임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스케일이 가장 중점으로 두는 것은 UX 강화다. 게임 매칭을 단순 유저 간 실력차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유저 취향과 플레이 스타일을 반영한 맥락 정보(데이터)로 매칭하거나 업데이트 내용 중에서도 유저가 선호할 만한 콘텐츠를 선별해 추천하는 것이다. 비인가 프로그램을 사용한 어뷰징 유저를 발견하는 등 신속한 보안 강화로 이탈률을 줄이는 역할 역시 게임스케일의 몫이다.
게임스케일은 수치적으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게임 내 개인화 광고를 집행하자 164% 이상의 리텐션(고객유지) 효과가 나타났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이탈 가능성 있는 40%의 이용자의 재접속을 유도했고, 'FC 온라인'은 3년 연속 최고 매출을 경신한 바 있다.
◇ 나만을 위한 NPC도 나온다…생성형 AI 연구 집중
인텔리전스랩스가 연구·개발하는 솔루션의 지향점은 결국 '플레이어의 즐거움 극대화'다. 이에 넥슨은 생성형 AI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게임이 초기 개발 단계와 라이브 서비스 과정에서 설정한 공통된 스토리 콘텐츠만을 제공했다면 인텔리전스랩스는 생성형 AI를 통해 유저 개인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게임 자체와 1:1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인텔리전스랩스가 고안한 '넥슨 보이스 크리에이터'(Nexon Voice Creator) 기술 모델이 대표적인 예다. 인지도 높은 게임 디렉터의 목소리와 억양을 거의 동일한 수준의 음성으로 생성하거나 이러한 음성 생성 기술을 활용해 성우의 녹음 없이도 NPC(도우미 캐릭터)에 음성을 입히는 것이다. 스포츠 게임에서 중계 또는 해설을 원하는 사람의 목소리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 연구도 활발하다.
이를 통해 유저는 게임에 보다 몰두할 수 있다. 보이스 크리에이터에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즉, TTS(Text-to-Speech) 기술에 실제 음성 데이터의 특징을 추출해 적용하는 방법이 쓰였다. 한국어 특성과 감정 표현까지 더해 게임 내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음성 합성이 가능해졌고 소량의 데이터만으로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넥슨은 게임 내 캐릭터가 정해진 스크립트를 벗어나 유저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AI NPC' 기능을 연구 중이다.
NPC나 보스 등 고정 캐릭터가 정해진 대사를 반복하는 대신 개별 페르소나를 가진 NPC가 게임 내 세계관을 바탕으로 개별 플레이 특징에 맞는 다양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AI NPC가 도입되면 유저 데이터를 토대로 사냥, 퀘스트 수행 등 유저가 선호하는 콘텐츠나 반대로 유저에게 부족한 부분을 조언해주는 등 보다 1:1 소통에 가까운 게임을 구현할 수 있다.
게임의 콘텐츠가 풍성해지고 유저의 몰입도가 한층 높아진다는 점에서 인텔리전스랩스가 추구하는 이용자 경험 강화라는 목표에 부합한다.
◇ 자유도에 따른 부작용 낮춘다… AI 윤리 기틀 마련
생성형 AI 연구가 게임의 재미와 편의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만큼 AI 윤리 역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기술과 윤리의 격차가 벌어질 경우 AI를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 인텔리전스랩스 역시 검토, 개발 중인 다양한 생성형 AI 기술에 따르는 AI 윤리 정책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가령 AI NPC는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거나 거짓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편향되거나 차별적, 혐오적인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넥슨은 도용범죄 탐지 기술, 게임 속 욕설을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고성능 AI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AI에게 학습시키고 확장해 AI 윤리 측면에도 다면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인텔리전스랩스는 신작에도 게임스케일을 비롯한 다양한 AI 기술을 폭넓게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넥슨 실험실'을 통해 유저 개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은 "게임 몰입도와 편의성 향상은 물론, 유저들이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를 포함해 전방위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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