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태영에 최후통첩 "시간 많지 않다… 11일 지나면 끝"

강한빛 기자 2024. 1. 5.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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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에 대해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심하게 얘기하면 이건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 자구계획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채권단측에서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오너 일가가 자회사 매각으로 수천억원의 현금이 있음에도 워크아웃 계획에는 단돈 1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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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에 대해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는 11일 열리는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동의할 수 있는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다.

이 원장은 전날(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태영건설의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원하기로 한 제일 앞단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태영건설 지원에 전혀 쓰이지 않고 총수 재산의 핵심인 TY홀딩스 지분을 지키는데 쓰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하게 얘기하면 이건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 자구계획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채권단측에서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오너 일가가 자회사 매각으로 수천억원의 현금이 있음에도 워크아웃 계획에는 단돈 1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어 "태영건설이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언급했는데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 아닌지 채권단에서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영그룹은 전날 설명회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3% 담보제공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 원장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채권단을 설득할 마감 시한이 이번 주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영건설의 주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기에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을 전후한 시점을 넘게 되면 사실상 산은이 채권단을 설득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다.

이어 "11일 이후에도 이 이슈를 끌고갈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아니다"며 "11일에 어떻게든 끝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대주주의 책임있는 자세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대주주 측에서 현실성 있는 자금조달 계획을 갖고 있는지 채권단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며 "SBS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이 방송법상 여러 제약이 있다면 상장법인인 TY홀딩스의 지분을 오너일가가 갖고 있으니 이를 활용해 현실성 있는 지원을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다고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이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도 갚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외담대가 신용공여 관점에서 금융채권인 건 맞지만 사업을 지속할 때 외담대를 망가뜨리면 자금 융통이 아예 안된다"며 "이를 정리하지 않고는 아주 기초적인 신뢰의 측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무산될 경우를 묻는 질문에는 "각론들을 풀어가면 워크아웃 결론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금융당국은 지금 같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하에서 채권단에 무리하게 떠안으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어떤 경우의 수에 다다르더라도 시장안정, 이해관계자 이익보호를 위해 다양한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이 (채권단과 태영그룹 간) 오해나 간극을 해결할 부분이 있으면 역할을 하겠다"며 "시장안정 조치는 다양하게 선제적으로, 과도할 정도로 충분히 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드린다"고 덧붙였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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