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먹구름' 잔뜩…수주 위한 '이전투구' 심화 [신년기획]

김서온 2024. 1. 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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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진단(5) 건설경기 - 3기 신도시, GTX 등 신규 발주로 공공 활기 예상
인건비 고금리 등 비용 리스크 지속…민간 수주 위축 전망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총선을 비롯한 정치적 빅이슈가 한국 사회 전반을 장악한 채 하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택시장은 내내 금리라는 변수가 지배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고공행진이 막을 내릴 수는 있어도 하락 반전까지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주택시장 전반에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주택시장을 진단해 본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난해 건설경기는 수주 부문에서 공공과 민간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건설 수주는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수주액은 같은 해 1~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 줄어든 114조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 한 해도 건설경기에 드리운 먹구름은 쉽게 걷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민간 공사 발주 여건이 악화,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 예상되는 고금리 상황에 국내 건설경기 반등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태영건설 발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일감을 수주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부닥친 것으로 풀이된다.

건산연은 올해 공공공사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 민간공사는 부진을 예상했다. 고금리 상황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불안, 높은 공사비 등 단기간 회복하기 어려운 요인들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부동산 진단. [사진=조은수 기자]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공사는 정부의 SOC 예산 증액, 공공주택 활성화 노력이 뒷받침돼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반면, 민간공사는 자금 조달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하고, 지방 신규사업 회복 가능성이 작아 토목·주택·비주택 전 부문 수주 부진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민간공사 부진에 따라 민간기업들의 재무 안정성 강화, 공공공사 수주 역량 강화 등의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도 조언했다. 박 연구위원은 "민간기업들은 미분양 사업장 정리와 동시에 선별 분양에 나서야 한다"며 "또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시장 상황에 맞게 수정 및 보완, 도심 내 유력 사업지를 확보하고 신사업 추진 등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도 지난해 역대급 부진을 보인 건설경기가 올해 회복세에 접어들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건정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건설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건설수주(-26%), 건축허가(-25.9%), 착공(-40.4%) 등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유례 없는 감소폭을 보였다. 또한, 분양 물량 역시 지난 2022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면서 시차 효과에 근거해 올해 건설경기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경기는 금융시장 여건 개선, 건설 인플레이션 안정화 여부 등이 중요하며, 선행지표 악화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건설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건설경기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지난 2022년 이후 부진했던 건설 선행지표의 시차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본다. 개별 기업으로서는 위기관리 중심의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증권가에서도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더 어려워지는 가운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온도 차가 발생할 것이라는 데 힘을 실었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 "건설업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원자재 가격 등 비용 인플레이션, 주택시장 리스크 증가 등에 따른 이윤 감소와 주가 부진이 계속될 수 있다"며 "올해도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건설업종의 이익 악화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국내 건설 신규수주는 지난 2018년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인다"며 "3기 신도시와 GTX 등 신규 발주로 공공부문에서 수주 증가가 예상되나, 인건비, 고금리 등 비용 리스크에 민간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신규 수주는 그나마 긍정적이다. 팬데믹 이후 유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중동 발주가 증가했는데, 올해도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국내 주력 시장인 사우디, 이라크, 카타르 등에서 쏟아지는 발주에 따라 국내 건설사의 수주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수장들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 어려운 건설경기 상황을 고려한 사업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노력하며,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도 '내실경영'과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박 대표는 "올해 경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한 내실 경영과 함께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으로 새 미래사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건설시장에서 강자로 손꼽히는 현대건설은 고부가가치 해외 사업에 역량을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고부가가치 해외 사업에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 경쟁 우위를 결정짓는 핵심기술과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글로벌 전문 인재 육성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허윤홍 GS건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건설업의 기초와 내실을 강화해 재도약 기반을 공고히 하고, 중장기 사업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경영 방침으로 △기반사업 내실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명확화 및 전사 비전 재수립 △조직역량 강화 등을 손꼽았다.

또한, 허 대표는 "고객과 시장 이해에 기반한 사업 방향으로 재정비하고, 수익성과 수행능력을 감안한 선별 수주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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