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누군가는 만들고,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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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돌아오는 특정 시기에 맞춰 기사를 생산하는 것을 언론사 내부에선 '캘린더 기획'이라고 합니다.
책과 출판문화를 다루는 팀에서는 대체로 한 해가 넘어가는 시점에 이런 기획에 집중하곤 합니다.
연말에는 한 해 동안 나온 책들 가운데 꼭 되새기고 싶은 책들을 골라내어 '올해의 책'이라는 이름으로 호명하고, 새해 벽두에는 여러 출판사로부터 올해 나올 책들에 대한 정보를 모아 '올해의 기대작'이란 이름으로 출간 예정작들을 미리 더듬어보는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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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해마다 돌아오는 특정 시기에 맞춰 기사를 생산하는 것을 언론사 내부에선 ‘캘린더 기획’이라고 합니다. 책과 출판문화를 다루는 팀에서는 대체로 한 해가 넘어가는 시점에 이런 기획에 집중하곤 합니다. 연말에는 한 해 동안 나온 책들 가운데 꼭 되새기고 싶은 책들을 골라내어 ‘올해의 책’이라는 이름으로 호명하고, 새해 벽두에는 여러 출판사로부터 올해 나올 책들에 대한 정보를 모아 ‘올해의 기대작’이란 이름으로 출간 예정작들을 미리 더듬어보는 식이죠.
한때나마 “책이 안 읽히는데, 책을 소개하는 기사라고 읽히겠냐” 따위의 이야기를 하고 다녔던 것을 반성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여기에 “연말에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유튜브에서 꼽은 ‘올해의 책’ 3권이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이번 주 홍순철(북칼럼니스트, BC에이전시 대표) 선생의 칼럼이 제 부끄러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올해에도 독서인구의 감소, 출판·독서 지원 예산의 삭감 등 출판문화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위협적이거나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여전히 책을 만들고, 읽을 것입니다. 고장 난 녹음기처럼 그저 책이 안 읽히는 세태를 탓할 게 아니라, 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즐기는 것을 도울 수 없는지 제 부족함을 돌아보고 더 나아지려 노력할 수밖에 없겠다고 다짐합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2024년 기대작’들을 모았습니다. ‘캘린더 기획’이라지만 여러 출판사의 절실한 분투가 담긴 목록입니다. 물론 ‘한정된 지면에 모든 책들을 안내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여전합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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