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차별의 과녁에서 반차별의 구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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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 밍크는 하와이대와 네브래스카대에서 화학과 동물학을 전공했다.
네브래스카대 편입 당시 학교 측은 유색인종의 백인 기숙사 입소를 불허하자 그는 조직을 결성해 학교와 맞섰지만 갑작스러운 갑상선 질환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서 하와이로 복귀, 1948년 하와이대를 졸업했다.
당시 미국 자치령이던 하와이 정부는 그의 변호사 시험 응시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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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 밍크는 하와이대와 네브래스카대에서 화학과 동물학을 전공했다. 네브래스카대 편입 당시 학교 측은 유색인종의 백인 기숙사 입소를 불허하자 그는 조직을 결성해 학교와 맞섰지만 갑작스러운 갑상선 질환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서 하와이로 복귀, 1948년 하와이대를 졸업했다. 그의 꿈은 의대 진학이었지만 그가 지원한 12개 대학 모두 입학을 불허했다. 의대 주요 후원단체 중 하나가 재향군인회였고,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적국 출신이었다. 그는 이러한 현실에 법으로 맞서기 위해 시카고대 로스쿨에 진학해 51년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해 백인 남성 동창생 프랜시스와 결혼해 이듬해 딸을 낳았다.
당시 미국 자치령이던 하와이 정부는 그의 변호사 시험 응시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본토 남성과 결혼했으므로 현지인이 아니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주된 이유는 그의 피부색과 인종 간 결혼이었다. 그는 소송까지 벌여 52년 하와이 최초 아시아계 여성 변호사가 됐다. 하지만 로펌 어디에서도 딸을 둔 아시아계 여성 변호사를 채용하지 않았다. 그는 53년 변호사 사무소를 차렸고, 법 대신 정치로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는 주 하원(1956년)·상원의원(1958년)을 거쳐, 하와이가 연방에 편입된 뒤 연방 정치무대에 뛰어들어 1965~77년, 1990~2002년의 24년간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직했다. '타이틀 나인' 등 교육과 인권 환경 반전·평화를 옹호하며 명성을 쌓았고, 1972년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에 오리건주 민주당 지부 추천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지미 카터 정부의 해양환경 과학 담당 차관보, 시민정치단체 ‘민주적 행동을 위한 미국인(ADA)’ 의장, 호놀룰루시의회에서도 일했다.
그는 하원의원 재임 중 폐렴과 수두 합병증으로 2002년 숨졌고, 그해 미 의회는 ‘타이틀 나인’을 ‘ 패치 밍크 교육기회균등법’으로 개칭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그에게 대통령 자유훈장을 추서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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