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매수' 주식보다 방향 잡은 안정적인 채권이 낫다? [신년기획]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은 지난해 하반기에 미국 30년 만기 국채에 베팅해 2억 달러(약 26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헤지펀드 운용사 퍼싱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만든 그는 8월부터 30년 국채금리가 크게 요동치자 숏포지션(공매도)을 잡고 이를 공공연히 밝혔는데 수익률(가격과 반대)이 급등해 5%를 넘나들자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고 이후 금리는 두 달여 만에 거짓말처럼 100bp 이상 하락(가격상승)했다.
주식과 달리 채권은 이처럼 큰 방향성을 예감해 중장기 투자에 나서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식은 수만 가지 다양성을 가진 산업들의 특성을 해당 종목에 따라 일일이 분석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채권은 거시 흐름을 따라 느긋한 뚝심을 갖는다면 연환산 수익률 측면에서는 주식의 그것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0년물 기준 미국 국채금리가 5%(10월19일)에서 3.87%(12월29일)까지 하락한 지금에도(새해 초 3.9%선) 먹을 게 남아있을까.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25bp를 단위로 세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지난 12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로드맵을 밝혔다. 당초 한두 차례에 머물 것이라던 보수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목표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판단을 전제로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선언한 것이다. 따라서 거시전망은 기준금리가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떨어질 거라는 데 컨센서스가 모아지고 투자전망은 밝다고 볼 수 있다.
기준금리 상승기인 긴축시대에는 채권금리가 천정을 뚫고 5%대를 넘나들 정도로 치솟지만 (가격하락), 금융 완화기에는 반대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물론 최근 급락한 수익률은 6개월 이후의 금리수준을 미리 반영한 측면도 크다. 때문에 전문가들의 전망도 항상 그렇듯 엇갈리는 측면이 있다.
일단 미국의 두 채권왕은 의견이 엇갈린다. 제프리 건들락(더블라인캐피탈)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3%대 초반까지 연초에 하락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빌 그로스(핌코)는 4%를 기준으로 금리가 한동안 횡보할 것으로 전망한다. 급락한 금리가 매물소화 과정을 거칠 거란 예상이다.
전망은 분분하지만 시장에선 지난해 산타랠리를 펼쳐 과매수된 주식보다는 올해 방향성이 정해진 채권을 사는 게 유리하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뉴버거 버만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스티브 아이즈먼은 지난해 초부터 채권 매수를 재개했다고 밝혔고, 하워드 막스(오크트리캐피탈)는 기준금리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40년 금리하락기가 끝났기 때문에 신용시장에서 주식시장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단 안정성이 있는 미국 국채를 사는 방법은 직접 투자도 있지만 그보다는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개인 투자자들에겐 훨씬 수월하다. 미국 장기채권을 기준으로 금리 추가하락을 예측한다면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를 매수해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다. 만약 방향성을 더 강하게 믿는다면 리스크와 수익이 3배 커지는 TMF(Direxion 20-Yr Tr. Bull 3X Shrs ETF)를 사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미국 ETF 투자가 꺼려진다면 같은 구조로 만든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도 국내시장에서 매수를 고려할 수 있다.
미국채 금리가 단기간에 떨어질 만큼 떨어졌기 때문에 당분간 횡보가 예상된다고 여긴다면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한 TLTW(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 Strat)가 매력적이다. 횡보장에서 배당을 누릴 수 있고, 금리가 하락한다면 덤으로 차익실현 이익을 볼 수 있어서다. 한국 시장에선 신한투자증권이 같은 구조로 SOL미국30년국채 커버드콜을 내놨다.
안정성이 가미된 국채를 마다하고 위험을 매개로 수익률을 추구한다면 미국 회사채 시장을 노려볼 수도 있다. 하워드 막스가 말하는 7~9% 수익이 바로 이 시장 투자를 근거로 한 것이다. 직접 투자도 좋겠지만 같은 전략으로 언제든 투자금을 회수할 간접 투자 대상으로는 LQD와 VCIT가 있다. 둘다 미국 우량 회사채 등급에 투자하는 ETF다. 만약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영역을 넓혀 10% 이상의 수익률을 얻고자 한다면 하이일드 분야의 ETF를 노리는 전략도 적용해볼 수 있다. SJNK와 HYG 등이 그 대상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강경준, 유부녀와 불륜 의혹에 "오해 소지"…아내 장신영 반응은 - 머니투데이
- 이승연, 친엄마 못 알아본 父에…"여자를 많이 만나서" 일침 - 머니투데이
- 아내 '성인방송' 강요한 그 남편, 아내 친구에게도 "동영상 찍자" - 머니투데이
- "선우은숙♥유영재, 이혼할 줄 알았는데…" 운세 본 역술가 '깜짝' - 머니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모친상…"이렇게 갈 줄 몰랐는데, 안녕 엄마" - 머니투데이
- 하노이에 한국처럼 집 지었더니 "완판"…이번엔 '베트남의 송도' 만든다 - 머니투데이
- 물건 쓸어 담던 '다이궁'도 "돈 안 써"…중국인 지갑 닫자 면세점 '휘청' - 머니투데이
- "5만전자 물 탔더니 또 내려" 충격의 4만전자…구조대는 언제쯤 - 머니투데이
- 수능에 '尹 퇴진' 집회 사이트가 왜 나와…논란된 문제들 봤더니 - 머니투데이
- '아이 셋·아빠 셋' 고딩엄마…이혼+동거소식에 큰아들 "미쳤나 싶었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