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의 실험, 성과로 증명할때[우보세]

변휘 기자 2024. 1. 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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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는 적지 않은 사람에게 '땅 짚고 헤엄치는' 업종으로 비친다.

이용자들이 값비싼 단말기 가격이 부담돼 오래 쓰거나 5G 대신 (통신사의 수익성이 낮은) LTE(롱텀에볼루션) 또는 알뜰폰(MVNO)을 선택하고 있어 앞으로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대할 요인이 없다.

통신3사의 그룹사들도 포진한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0.77%) 위성방송(-1.74%) 등은 직전 반기 대비 역성장했다.

그럼에도 신사업은 통신3사의 뚜렷한 수익모델로 자리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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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 매장에 붙어있는 통신 3사 로고. 2022.8.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통신3사는 적지 않은 사람에게 '땅 짚고 헤엄치는' 업종으로 비친다. 별다른 경쟁 없이 독과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려왔고 초연결 시대의 필수재로 자리잡은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실제로 2023년 결산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해 장사도 괜찮았다. 4일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통신3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4조7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5.9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핵심 수익원인 이동통신의 경우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세가 사실상 멈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5G 가입자는 3216만명으로 전월 대비 6만5000명(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에는 전월 대비 가입자가 1만2000명(-0.04%) 감소했고 지난해 들어 5G의 월간 가입자 증가율은 계속해서 0~1%대에 머물렀다. 이용자들이 값비싼 단말기 가격이 부담돼 오래 쓰거나 5G 대신 (통신사의 수익성이 낮은) LTE(롱텀에볼루션) 또는 알뜰폰(MVNO)을 선택하고 있어 앞으로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대할 요인이 없다.

통신업의 또 다른 핵심 수익원인 유료방송 사정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가입자는 2022년 하반기 대비 0.27%(9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통신3사 IPTV(인터넷TV)의 가입자 수 증가율이 1.21%였다. 통신3사의 그룹사들도 포진한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0.77%) 위성방송(-1.74%) 등은 직전 반기 대비 역성장했다. 유튜브와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로 충분하다며 TV를 보지 않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게 뻔하다.

이에 통신3사는 수년째 '탈(脫)통신'을 외쳐왔다. 더는 성장하지 못하는 공룡으로 주저앉기를 두려워하며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DX(디지털 전환), 플랫폼, 콘텐츠,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다양한 숙제에 손을 뻗쳐왔다. 이따금 대규모 통신장애 사고라도 나면 '본업에 신경을 안 쓴다'며 눈총을 받기 일쑤였고 그래서 '탈통신'이라는 수식어에는 손사래를 치면서도 각자의 신사업에 부단히 공을 들여왔다.

그럼에도 신사업은 통신3사의 뚜렷한 수익모델로 자리잡지 못했다. 지난 2일 3사 CEO(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에선 이같은 절박함이 엿보인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AI컴퍼니의 성과를 거두는 한 해로 만들자"면서 결실의 가시화를 강조했고 김영섭 KT 대표는 "잘 나가는 빅테크(대형 IT기업)는 그 분야 이슈를 지속해서 선점한다"면서 이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숙제로 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역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 사업은 조기에 성과가 가시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독과점에 안주하던 통신3사에도 미끄러지면 낙오한다는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급격한 기술변화와 점점 쪼그라드는 통신업의 현실을 고려하면 더는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라는 게 CEO들의 현실 인식이다. 어느 해보다 절박한 3사의 몸부림을 주목한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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