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경의선 육로 지뢰매설… 남북 교류-경협 상징 차단
4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경의선 육로 등에 지뢰를 매설 중인 모습이 우리 군 감시자산 등에 포착됐다. 지뢰를 설치한 경의선 육로 인근 GP는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뒤 지난해 11월 말부터 복원에 착수한 DMZ 내 GP 11곳 중 1곳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복원한 11곳 중에서도 특히 경의선 육로 인근 GP 위주로 지뢰를 매설했다”며 “GP 방어나 경의선을 통한 탈북을 막으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왕래 통로를 지뢰밭으로 만든 건 남북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단절하겠다는 의미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이 이 육로 위에 지뢰를 설치한 건 육로 연결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4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해산하기로 결정하고 다음 달부터 청산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산하 개성재단은 2007년 출범했다. 이후 공단 입주기업의 시설 관리 등을 지원해 왔지만 2016년 2월 개성공단 운영이 중단된 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北, 평양서 ‘샛별-4형’ 등 신형 무인기 대거 동원 남침 훈련”
北, 경의선 육로 지뢰 매설
경의선 철도 및 도로(육로) 연결은 2018년 4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 후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민족의 혈맥을 잇기 위한 과제 중 하나로 명시돼 있다. 그런 만큼 북한이 경의선 육로 및 그 주변 감시초소(GP)에 지뢰를 집중 매설한 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강조한 판문점 선언을 전면 부정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남북은 2007년 12월부터 경의선 중 문산(경기 파주)∼봉동(황해도 개성) 구간에서 개성공단 물류 운반용 화물열차를 운행하는 등 56년 만에 경의선 철로를 연결해 정기 열차를 운행했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약 1년 만에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경의선 육로는 개성공단으로 통하는 남북 간 유일한 통로가 됐다.
이후 경의선 육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2015년에만 12만9804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경의선 육로도 닫혔다. 2007년 10월 고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할 때 이용하며 남북 화해의 상징이 됐던 도로가 닫힌 것.
이 육로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일부 열렸고 남북 정상회담이 잇달아 개최되며 다시 공식적으로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이듬해 1월 완전히 폐쇄됐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경의선 육로에 지뢰를 설치한 건) 2020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처럼 그간 남북 교류·협력을 위해 해온 조치들을 모두 원상 복원하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목재로 임시 복원에 나섰던 비무장지대(DMZ) 내 GP 11곳 중 여러 곳을 아예 콘크리트까지 이용해 최근 완전히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GP 복원에 속도를 붙이며 군사분계선(MDL) 일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
군 당국은 북한이 ‘샛별-4형’ 등 지난해 공개한 신형 무인기를 대거 평양 상공에 띄우며 무인기를 이용한 대남 침투 훈련을 실시 중인 모습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지난해 여름부터 하반기 내내 (무인기 훈련이) 진행됐다”고 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우리 4월 총선 전 무인기 침투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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