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사라진 4조원, 토큰과 다단계···전 세계가 당한 ‘KOK 토큰’ 정체는?

손봉석 기자 2024. 1. 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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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 오후 10시 KBS1 ‘추적60분’에서는 KOK 재단과 KOK 토큰을 추적한다.

모두가 잠든 새벽, 상자를 들고 골목길을 뛰는 택배기사 김진호씨(가명)의 원래 직업은 군인이었다. 20년이 넘게 군인으로 살아온 그가 전 재산을 잃고 택배기사를 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2021년, 진호 씨는 좋은 투자처가 있다는 친구의 소개로 KOK 재단을 알게 됐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 결합된 차세대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KOK 재단. 세계 석학은 물론 국내 최고의 블록체인 전문가와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재단의 말을 믿고 진호 씨는 퇴직연금까지 총 2억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하지만 현재 진호씨 전 재산은 100만원 남짓이다.

진호 씨처럼 KOK 재단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만 90만 명, 피해금액은 약 4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많은 사람들은 왜 KOK 재단에 돈을 투자했을까? 그리고 현재 그 돈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추적60분’이 KOK 재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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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K 재단의 주력사업은 KOK Play라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K-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구글이나 넷플릭스를 능가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이 플랫폼 안에서 게임,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거라고 홍보했던 KOK 재단. 그리고 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인 ‘KOK 토큰’ 구매를 투자자들에게 권했다. 토큰 구매 시 KOK 재단은 구매 금액의 7~12%에 달하는 수당을 KOK 토큰으로 지급했고, 또 다른 투자자를 유치해 올 경우 유치 인원에 따른 수당도 지급했다. 다단계 마케팅과 똑같은 수법으로 투자자를 모은 KOK 재단. 투자자들은 가격 하락 없이 원금을 보장한다는 KOK 재단의 말을 믿고 투자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렇게 투자자가 늘면서 개당 1달러도 안 하던 KOK 토큰은 2022년 초, 해외 거래소에서 개당 7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2024년 현재, KOK 토큰의 가격은 개당 0.01달러 수준이다. 롤러코스터를 탄 듯 무섭게 치솟다 결국 급락한 KOK 토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 되었다.

KOK 재단은 한국을 넘어 일본과 동남아는 물론 러시아와 미국까지 투자자를 모집했다. K-콘텐츠 유행과 한인들 사이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 세계로 퍼진 KOK 투자 열풍속에 ‘추적60분’ 취재진은 그중 피해가 컸던 베트남을 방문했다.

베트남에 사는 한인 친구를 통해 KOK 모집책 엄모 씨를 만나 KOK 재단에 투자하게 됐다는 리타 씨. 높은 이자 수익과 회사의 발전 가능성을 믿은 리타씨는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다. 호치민에서 파악된 KOK 재단 관련 피해자는 50여 명, 피해액은 한화로 9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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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에는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KOK 열풍이 불었다. 젊은 시절 미국으로 이민가 힘들게 번 돈을 KOK 투자로 날린 교민들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 결합된 차세대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겠다는 KOK 재단의 사업은 어떻게 됐을까? 현재 KOK Play에는 자체 제작 콘텐츠가 없으며, 쇼핑몰도 운영을 멈췄다. KOK 토큰 역시 가격 하락으로 거래가 거의 멈춘 상태다.

2021년 4월, KOK 재단은 KOK Play가 ‘미디움 재단’에 인수됐다고 홍보했다. 그리고 ㈜미디움은 부산시와의 MOU 체결, 한국조폐공사와의 업무협약 등을 다양한 수익사업을 진행 중이라 홍보했지만 취재 결과, 부산시와의 MOU는 무산되었고, 한국조폐공사에는 장비를 한 번 납품했을 뿐, 별도의 업무 협약은 없었다.

이런 사실이 KOK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미디움의 대표 김모 씨는 KOK Play 애플리케이션의 운영 위탁 관리를 맡았을 뿐이며 KOK PLAY를 인수했다는 미디움 재단과 ㈜미디움은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2022년 12월 ㈜미디움의 대표이사였던 김모씨는 ‘K-스타디움’이라는 새로운 재단을 만들어 기존 KOK 투자자들의 투자를 계속 유치 중이다. 취재진은 명확한 해명을 듣기 위해 ㈜미디움을 찾았으나 사무실은 텅 비어있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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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K 토큰 폭락의 책임이 있는 사건 관련자들은 제대로 연락조차 되지 않는 상황. KOK 재단 피해자들은 KOK 사태의 핵심 인물로 투자 강의를 주로 했던 KOK 재단의 송모 씨와 ㈜미디움 대표 김모 씨를 지목한다. 하지만 두 사람 다 KOK 토큰의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KOK 사업은 지속되고 있으며 현재 경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했다.

지난 5년간 가상자산 사기로 인한 피해액은 5조 2천억 원, KOK 재단 사건을 통해 반복되는 가상자산 사기의 문제점과 대책을 살펴본다.

‘추적60분’ 1350회‘사라진 4조 원, 토큰과 다단계’ 편은 5일 밤 10시에 안방극장에 배달된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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