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NBA, 예측불가 우승 전선(상)

김종수 2024. 1. 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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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의 격전지 서부 컨퍼런스


‘어느 팀이 우승할지 예상이 쉽지않다’ 올시즌 NBA 판도를 바라보는 팬과 전문가들의 대다수 의견이다. 기존 강호와 더불어 대대적 전력보강에 성공한 슈퍼팀들 그리고 폭발적인 에너지가 인상적인 다크호스까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지라 어느 팀이 파이널에 올라가 대권을 차지할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는 시점인지라 후반기는 되어봐야 플레이오프 진출팀에 대한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고 부상자 여부, 분위기 등에 따라 우승 후보들이 예측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는 디펜딩 챔피언 덴버 너기츠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파이널 MVP이자 현역 최고의 선수로 불리고 있는 니콜라 요키치(29‧211cm)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가운데 자말 머레이(27‧193cm), 애런 고든(29‧203cm), 마이클 포터 주니어(26‧208cm), 켄타비우스 콜드웰포프(31‧196cm) 등 우승 주역들이 건재하다.


최근 요키치에 대해서 지난 시즌같지 않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하지만 성적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34경기에서 평균 25.7득점, 9.1어시스트(4위), 12.3리바운드(2위), 1.1스틸, 0.8블록슛으로 시즌 트리플더블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엇비슷한 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 섞인 반응이 나오는 데에는 지난 시즌 역대급 포퍼먼스를 보이며 팬들의 기대치가 한없이 올라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우승까지 가면서 보여준 요키치의 경기력은 엄청났다. 현역 최고는 물론 카림 압둘자바, 하킴 올라주원, 샤킬 오닐 등 레전드 센터들을 소환했으며 심지어 마이클 조던까지 언급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본인의 기량도 뛰어나거니와 경기 전반에 걸쳐 끼치는 영향력은 팀 내에서 절대적이다.


머레이같은 경우 팬들 사이에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선수다. 요키치에 이은 팀내 2옵션으로 펄펄 날았던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만 놓고 봤을 때는 리그 최고의 가드 중 한명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현재 정규시즌에서 보여주고 있는 공헌도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평균 19.7득점, 6.2어시스트, 3.9리바운드, 0.9스틸, 0.8블록슛으로 무난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21경기 출장에 그칠 정도로 크고 작은 부상이 잦다. 요키치가 포스트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컨트롤 타워라면 머레이는 앞선의 에이스다. ‘플레이오프만 가면 다른 사람이 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큰 경기에 강한 기질이 있는지라 그의 건강 여부에 따라 덴버의 우승 가능성도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덴버와 같은 서부 컨퍼런스 팀중에서 이름값만 놓고보면 가장 화려한 팀은 피닉스 선즈다. 선즈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브래들리 빌(31‧193cm)을 영입하며 주변을 놀라케 했다. 득점력이 강점인 빌은 어지간한 중하위권 팀에서는 1옵션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선수다. 문제는 피닉스에는 역대급 득점 머신으로 불리는 케빈 듀란트(35‧208cm)에 더해 젊은 에이스로 이름을 굳히고 있는 데빈 부커(28‧196cm)까지 있다는 사실이다.


거기에 팀과 융화가 잘되지 않던 디안드레 에이튼(26‧213cm)을 떠나보내고 팀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백인센터 유서프 너키치(30‧211cm)를 영입했다. 현재 피닉스는 높은 기대치에 비해 성적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선수들의 부상 문제 또한 컸다. 현재 중위권 5~6개팀의 승차가 크지 않은 만큼 연승 여부에 따라 금세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주축선수들의 부상이탈 없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경우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들쭉날쭉한 경기력 및 조직력 등으로 인해 어느 팀에도 질 수 있지만 반대로 트리플포 중 1~2명만 터져도 승리확률이 확 올라간다. 트리플포가 모두 건강한 몸으로 플레이오프 내내 제 몫을 한다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서부 컨퍼런스 선두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1위)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2위)가 경합 중이다. 당초 시즌 전망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형국으로 두팀 모두 젊은 피를 앞세운 패기가 돋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네소타는 이전 5시즌간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때가 서부컨퍼런스 7위다.


올 시즌 또한 우승 후보 명단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은 팀이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초반부터 뜨겁다. 가넷의 시대 이후 조연 신세를 면치 못하던 설움을 털어내듯 돌풍의 주인공으로 거듭나고 있다. 꾸준히 모아온 좋은 자원에 포지션별 밸런스, 팀 색깔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톱니바퀴가 척척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는 평가다. 

 


'수비는 기복이 없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비가 강한 팀은 기본 이상의 전력은 보장된다. ​거기에 준수한 공격력까지 받쳐주면 성적이 안날 수가 없다. 현재의 미네소타가 딱 그렇다. 리그 상위권 평균 실점에 화력 또한 강력하다. 일단 2020 NBA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뽑힌 젊은 에이스 ‘앤트맨’ 앤서니 에드워즈(23‧193cm)가 기대치에 걸맞는 확실한 에이스로 발돋움하고 있다.


현재 29경기에서 평균 26.3득점, 5.1어시스트, 5.3리바운드, 1.3스틸, 0.7블록슛으로 전방위 활약 중이다. 거기에 루디 고베어(31·216cm)와 칼 앤서니 타운스(28·213cm)의 더블 포스트는 든든하기만 하다. 각각 평균 12.1득점, 1.3어시스트, 11.7리바운드(전체 4위), 2.2블록슛(전체 5위)과 22득점, 3어시스트, 9리바운드, 1스틸, 0.8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는데 서로간 플레이 스타일까지 다른지라 조합 면에서의 시너지도 상당히 높다.


베테랑 포인트가드 마이크 콘리(36·185cm)는 특유의 게임운영과 패싱게임에 더해 수비에서도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서머캠프 출신 신데렐라 나즈 리드(24·206cm)도 높이와 득점에서 쏠쏠한 공헌도를 드러내고 있다. 젊은 피가 돋보이는 부분에서는 오클라호마시티가 더하다.


셰이 길저스알렉산더(25‧198cm)와 쳇 홈그렌(22‧213cm)이라는 영건 원투펀치가 이끌고 있는데 현재도 위력적이지만 한창인 나이를 감안하면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욱 높은 가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길저스알렉산더는 현재 32경기에서 평균 31.4득점, 6.4어시스트, 5.9리바운드, 2.5스틸, 0.8블록슛으로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 성적에 더해 개인 성적까지 좋은지라 상황에 따라서는 정규시즌 MVP도 노려볼만하다.


홈그렌은 빅터 웸반야마와 더불어 올시즌 신인왕을 다투고 있다. 33경기에서 평균 17.4득점, 2.6어시스트, 7.5리바운드, 0.7스틸, 2.6블록슛(5위)을 기록하며 차세대 빅맨이자 백인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는 모습이다. 공격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야투 및 3점슛 성공률이 좋아 가성비가 높은 유형의 플레이어로 평가받고 있다. 수비 공헌도 역시 높다.


30경기에서 18득점, 3.9어시스트, 3.8리바운드, 1.1스틸을 기록 중인 공수겸장 스윙맨 제일런 윌리엄스(23‧196cm)도 빠질 수 없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근성을 앞세운 전투적인 몸싸움, 준수한 공격 마무리 능력 등 건실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선수다. 과거 오클라호마시티는 케빈 듀란트,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이라는 굉장한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써먹지도 못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셋 다 공격력을 앞세운 선수들이고 플레이스타일 등에서도 중첩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반면 길저스알렉산더와 홈그렌 그리고 윌리엄스는 포지션별로 정리가 잘되어있다. 이들 젊은 빅3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오클라호마시티의 미래는 굉장히 밝을 것이 확실하다.


LA 클리퍼스도 무시할 수 없다. 카와이 레너드(33‧201cm)와 폴 조지(34‧203cm)라는 공수겸장 포워드에 더해 제임스 하든(35‧196cm)까지 합류했다. 부상 이탈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를 경우 어느 팀을 상대로도 해볼만하다. 르브론 제임스(39‧206cm)의 LA 레이커스와 스테판 커리(36‧188cm)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워낙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지라 큰 경기나 단기전에서는 충분히 강호를 잡아낼만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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